[아이패드발 모바일 혁명] 출장중 결재·실시간 현장 보고… ‘모바일 오피스’ 확산
입력 2010-01-29 21:26
포스코의 관리자급 임직원들은 회사 밖에서도 업무 결재를 할 수 있다. 회의 중에도 중요한 이메일 확인이 가능하다. SK텔레콤으로부터 도입한 업무용 스마트폰 ‘블랙베리’가 가져온 변화다. 포스코 관계자는 29일 “아직 초기 단계지만 업무처리 속도가 이전보다 한층 빨라졌다”며 “스마트폰이 움직이는 사무실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장기간 출장을 다녀와도 별도의 보고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임원 300여명에게 블랙베리를 지급한 포스코는 다음달 초부터 팀장과 이동 근무자를 대상으로 1000여대를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휴대전화로 벨소리를 내려받거나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여러 정보를 검색하는 게 모바일 인터넷의 전부는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휴대 단말기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쓰임새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포스코 사례처럼 모바일 인터넷을 기업 활동에 적용하면 ‘모바일 오피스(이동 사무실)’ 구축이 가능해진다. 모바일 오피스는 의사결정 시간을 줄여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는 최근 KT로부터 스마트폰 ‘쇼옴니아’를 들여와 임직원 6500명 전원에게 나눠주면서 새로운 지하철 유지관리시스템 ‘UTIMS’를 구축했다. 역과 사무실을 하루에도 수차례 오가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작업지시 수령과 각종 작업 관련 보고를 다 현장에서 할 수 있어 현장에서 출퇴근하는 근무 형태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인터넷은 기업 활동뿐 아니라 개인의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특히 미래 혁신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은 스마트폰 활성화와 맞물려 중요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증강현실이란 영화 속 터미네이터의 선글라스에 상대방의 신상 정보가 표시되는 것처럼 현실 정보에 가상의 부가 정보를 실시간으로 덧씌우는 기술이다. 일례로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 중에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주변을 비추면 그 광경에 위키피디아의 지역정보를 결합해 보여주는 것이 있다. 이것만 있으면 모르는 지역에 가더라도 헤매지 않고 건물을 찾을 수 있다.
통신업계에선 ‘개인화’를 미래 핵심 트렌드로 보고 있다. 모바일 기기가 개인비서가 되는 개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 스케줄을 알려주고 배고플 땐 음식점을 알려주며 아플 땐 원격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기업 입장에선 개인 맞춤형 광고로 매출을 늘릴 수 있다. 마트에 들어서거나 혹은 마트 근처에 있는 주부의 모바일 신용카드를 자동으로 인식, 그가 자주 사는 품목에 대한 할인 정보를 바로 전송해 구매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모바일 인터넷 확산 속에 정부는 관련 시장 확대를 위한 후속 정책을 내놓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내놓은 활성화 계획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실현돼 새로운 정책방향이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