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김정일 연내 만날 수 있을 것”

입력 2010-01-30 00:08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조만간이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연내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현지에서 가진 영국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항상 돼 있다”며 “그러나 단지 유익한 대화를 해야 하고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간에 화해와 협력을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사전에 만나는 데 조건이 없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시기를 연내로 특정한 것은 처음이어서 그 실현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남북한 당국은 현재 정상회담에 올릴 의제를 놓고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원칙에 맞고 여건과 조건이 충족된다면 언제든 남북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한 것”이라면서도 “이제 남북관계는 국제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 관계로 패러다임 시프트(전환)가 이뤄져야 하고, 또 이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서해 해안포 사격과 관련, “이러한 위협적인 방법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이 같은 행동을 중단할 것을 북측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북측 포사격에 대한 이 대통령의 첫 공식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포사격 의도에 대해 “강력히 6자회담 참가요구를 받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평화협정을 맺기 위한 전략적인 것일 수도 있으며, 남북대화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이는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화와 군사도발이라는 북한의 양면 전술에 대해서는 “핵 포기보다는 대화 모양새를 취하면서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벗어나려는 과거 전략을 그대로 쓰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 전략은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붕괴가 당장 임박했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도 다소 회복됐고, 북한 경제의 어려움도 오랫동안 지속된 현상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6박7일간의 인도·스위스 순방을 마친 이 대통령은 30일 오전 귀국한다.

다보스=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