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누군가… 교수 출신 금융위기 불길 잡은 ‘헬리콥터 벤’
입력 2010-01-29 18:11
재임된 벤 버냉키(57)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은 미국 대공황 전문가다. 경제학 교수였던 그는 대공황 발발 원인과 이후 펼쳐진 경제 상황에 대한 탁월한 연구 성과로 유명하다.
미국 중앙은행 수장인 그가 재임 중에 대공황 이후 최대 경제위기의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건 어쩌면 운명적이기까지 하다.
버냉키는 금융위기의 시발이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의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신속히 정책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추고, 발권력을 동원해 2조 달러 이상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망가져 가는 미국 금융시스템을 구해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는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제로로 낮춰 통화정책 수단이 고갈되면, 헬리콥터로 돈을 뿌려서라도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 ‘헬리콥터 벤’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전임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언론에 거의 나타나지 않고, 표현도 신중하고 애매모호하게 했던 데 비해 버냉키 의장은 장시간 TV 인터뷰에도 나가고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표현을 하기도 했다. 시장은 이를 파격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언론의 뉴스메이커로도 자주 등장했다.
조지아주 출신으로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스탠퍼드대 경제학 교수를 거쳐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과장을 지냈다. 2002년부터 Fed 이사를 맡아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으로 일하다 Fed 의장으로 발탁됐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