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나냐, 에넹이냐…남자 결승전은 로저 페더러 VS 앤디 머레이

입력 2010-01-29 21:33

제대로 만났다. 현 세계랭킹 1위 ‘흑진주’ 서리나 윌리엄스(29·미국)냐, ‘벨기에 전사’ 전 세계 1위 쥐스틴 에넹(28)이냐.

서리나와 에넹이 30일 오후 5시30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2010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타이틀을 놓고 자존심을 건 맞대결을 벌인다.

현 세계 1위인 서리나와 2008년 5월 세계 1위 자리에서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올해부터 복귀한 에넹의 격돌은 권투로 치자면 타이틀을 자진 반납했던 전 챔피언과 현역 챔피언의 대결 형국이다. 서리나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메이저 왕관을 12번이나 거머쥐게 되고, 에넹이 정상에 오르면 메이저 우승을 8회로 늘리게 된다.

통산 458승98패를 자랑하는 서리나는 1999년 US오픈에서 처음 메이저 정상에 오른 뒤 10년이 넘게 세계 여자테니스를 호령하고 있는 선수다. 이에 맞서는 에넹(통산 503승108패)은 20개월의 은퇴 공백 끝에 현역에 복귀해 첫 메이저대회 결승까지 오른 선수다. 통산 상금에서는 1995년에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서리나가 2856만 달러를 벌어 4년 늦게 프로에 뛰어든 에넹의 1948만 달러를 앞선다. 그러나 세계 1위에 올라 있던 기간은 에넹이 117주로 서리나의 89주를 능가하고 있다.

상대 전적에서는 7승6패로 서리나가 앞서지만 메이저대회 맞대결은 에넹이 4승2패로 우위에 있다. 가장 최근 대결인 2008년 마이애미대회 8강전에서 서리나가 2대 0(6-2 6-0)으로 이겼지만 최근 메이저대회에선 에넹이 2007년에 열린 프랑스오픈 4강(2대 0), 윔블던 8강(2대 1), US오픈 8강(2대 0)에서 모두 승리했다.

서리나는 “에넹의 놀라운 ‘컴백 스토리’를 좋아한다”며 “우리는 항상 최고의 경기를 해왔다. 항상 열정을 갖고 서로 맞서왔기 때문에 좋은 경쟁 관계를 이어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넹도 “서리나는 진정한 챔피언이다. 결코 포기할 줄 모르는 파이터”라며 “빨리 결승전을 치르고 싶다. 이것은 꿈 이상의 현실”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남자부 결승 대진은 세계랭킹 1위 로저 페더러(29·스위스)와 영국 테니스의 희망 앤디 머레이(23·4위)간 대결로 치러진다. 31일 치러지는 남자부 결승에서 페더러가 이기면 남자 메이저 최다승 기록을 하나 더 늘리게 된다. 머레이가 이기면 영국 선수로는 1936년 프레드 페리(윔블던) 이후 74년 만에 영국 남자 선수의 메이저 단식 제패가 된다. 남녀 단식 결승전 모두 MBC-ESPN이 생중계한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