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제품도 얻고 만드는 재미 쏠쏠… 비누·보디로숀·밀랍초 제작
입력 2010-01-29 17:56
“엄마 나는 파란색이 좋아요.” “그래? 그럼 파란색 비누를 만들어볼까.”
장선자(55)씨가 비누베이스가 녹아 있는 스테인리스 비커에 푸른색 유노하나분말 한 스푼을 넣었다. 그러자 장씨의 아들 김승수(13·서울 경복초 5)군이 젓겠다며 스푼을 들었다. 바깥에는 이미 어둠이 내려앉았지만 알록달록 비누와 초, 향기로운 스킨 로션이 가득한 가게(서울 명일동) 안은 엄마와 아들의 웃음소리로 환해졌다.
아로마테라피 교육원인 비누정원 대표 장씨는 “방학 중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하는 특강을 여러 번 하면서 아들이 눈에 밟혔다”고 했다. 그래서 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지난 26일, 승수와 함께 비누를 만들기 위해 교육원과 숍 문을 일찍 닫았다. 승수는 “엄마가 만드는 것만 봤는데 함께 만들어보니 진짜 재밌다”면서 “예쁘게 만들어서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장씨는 “요즘에는 반제품인 비누베이스가 나와 있어 엄마가 도와주면 유치원생들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씻는 것을 싫어하면 예쁜 모양의 비누를 같이 만들어 쓰게 하면 곧잘 씻는다고. 예전에는 팜유나 폐식용유에 독성이 강한 가성소다를 넣어 응고시키는 과정이 필수여서 아이들이 만들기는 위험했다.
비누는 물론 보디로션, 초도 만드는 방법이 의외로 복잡하지 않다. 인공방부제나 향을 넣지 않기 때문에 만드는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몸에 좋은 제품도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특히 천연 밀랍이 원료인 비즈왁스로 만든 초는 프로폴리스를 방출해 세균번식을 막아주며 악취와 담배 냄새를 없애준다. 비누 로션 초 등의 재료는 서울 방산시장이나 인터넷 쇼핑몰(표 참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개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지 못했다면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오소도손 만들어보자. 방학과제물 중 만들기 숙제가 있다면 과제물로 제출해도 훌륭하다. 장씨의 도움말로 비누 보디로션 밀랍초 만드는 법을 배워본다.
비누
<준비물> 전열기, 스테인리스 비커 또는 스테인리스 냄비, 스테인리스 숟가락, 비닐랩, 비누틀 또는 얼음 얼리는 용기나 종이컵 <재료> 비누베이스 500g, 글리세린(또는 히아루론산)·비타민e·피마자오일 1작은술씩, 원하는 색상의 유노하나분말 또는 커피 녹차 코코아 가루 1,2작은술, 오렌지스윗·레몬 오일 3g씩
<만드는법> ① 비누베이스를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 용기에 담아 핫플레이트나 전자레인지에서 녹인다. ② ①에 글리세린, 비타민e, 피마자오일을 넣고 잘 저어준다. ③ ②에 유노하나분말을 넣어서 잘 섞어준 뒤 오렌지스윗, 레몬을 넣고 살살 저어 준 다음 준비된 틀에 부어서 굳힌다. ④ 40분쯤 지나 비누 액이 완전히 굳으면 몰드에서 빼낸 뒤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랩으로 밀봉해 보관한다. 사용하기 직전 랩을 벗긴다.
보디 로션
<준비물> 전열기, 유리 비커 또는 파이렉스 그릇 2개, 스테인리스 숟가락 <재료> 시어버터·카렌듈라인퓨즈드오일·동백유 8g씩, 올리브왁스 4g, 케모마일워터 또는 증류수나 찻잎 우린 물 110g, 알로에베라겔 10g, 바이오히아루론산 1g, 세라마이드 3g, 라벤더오일 8방울, 케모마일오일 3방울
<만드는법> ① 시어버터 카렌듈라인퓨즈드오일 동백유 올리브왁스를 비커에 담아 75가 되도록 데운다. 냄비에 물을 담아 가스레인지에서 중탕해도 된다. ② 케모마일워터도 75도가 되도록 데운다. ③ ②에 ①을 붓고 고루 섞은 뒤 알로에베라겔을 넣고는 한쪽방향으로 껄쭉한 느낌이 들 때까지 계속 저어 준다. ④ 나머지 재료를 모두 넣고 잘 섞은 뒤 소독된 용기에 담는다.
밀납초(높이 10㎝, 지름 8㎝)
<준비물> 전열기, 도자기 또는 종이컵, 유리 비커 또는 파이렉스컵 <재료> 비즈왁스 200g 양초심지 100호 15㎝
<만드는법> ① 비즈왁스 덩어리를 비커에 넣고 중탕해 녹인다. ② ①에 양초심지를 담갔다 빼 코팅해 놓는다. ③ 약간 막이 생길 때까지 식힌 뒤 도자기나 종이컵에 붓는다. 색초를 만들고 싶다면 양초 전용 색소를 붓고 나무젓가락으로 저어준다. ④ 약간 식혀서 막이 좀더 굳어질 때 심지가 한가운데 꼿꼿하게 서도록 넣어준다. ⑤굳었을 때 틀에서 꺼낸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