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후 루터대 총장으로 복귀 김해철 목사 “천사운동 적극 전개 아름다운학교 만들겠다”

입력 2010-01-28 19:03


75세의 김해철 목사가 루터대 총장으로 복귀, 신세대들과 ‘사랑방’을 꾸민다. 28일 서울 후암동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에서 만난 김 목사는 겉모습만 할아버지일 뿐, 질문마다 명쾌한 대답을 들려주는 열정의 소유자였다.

김 목사는 “젊은 친구들과의 소통을 위해 집(연구실)을 개방할 것”이라며 “학교 앞에 있는 우리 집에 격의 없이 놀러 오도록 해(안 오면 학생들을 부르겠다고 함) 많은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루터대와 인연이 깊다. 1979년 루터대 전신인 루터교신학원(이후 신학교) 원장대행으로 학생들을 가르친 데 이어 93년 루터회 총회장에 당선되면서부터 신학교에서 신학대학으로의 승격을 준비했다. 그때 김 목사는 ‘한 평 짓기’ 운동을 전개, 건물을 증축했고 총회장에서 물러날 때인 97년 비로소 대학 인가를 받았다. 루터대가 위치한 경기도 용인시 상갈동 10만9090m²(약 3만3000평) 땅을 구입하는 데 결정적 영향을 끼친 김 목사는 98년 루터대 안에 팔복교회를 개척하고 학교를 아낌없이 후원했다. 김 목사는 4년 전 팔복교회를 사임하며 모든 사역에서 은퇴했다.

“총장은 별정직이라 나이에 연연하지 않아요. 아마 4, 5년 후면 학생의 수와 공급에 있어 대학들이 큰 위기를 겪게 될 겁니다. 대학 간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중소대학들엔 경제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요. 그런 어려움을 겪기 전 총장직을 맡아 학교를 단단하게 받쳐달라는 게 이사회의 뜻인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김 목사는 몇 가지 대안을 마련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루터의 유명한 명제에서 찾을 수 있다. 오라티오(Oratio·기도, 경건의 사람) 메디타티오(Meditatio·학문의 사람) 텐타티오(Tentatio·실천의 사람)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김 목사는 “기도하는 영성의 사람인 교수들이 가르치는 학문을 통해 우수한 인재를 키워낸다면 이들은 곧 세상에서 신앙과 행위가 일치하는 훌륭한 일꾼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목사는 ‘천사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학교를 위해 좋은 소식을 전하는 천사들을 모으겠다는 의지이다. 먼저 김 목사 스스로 급여는 일정액의 생활비만 받고 학교에 모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교수 교직원 동문들로 이 운동을 확대할 생각이다. 김 목사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게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며 “우리 학교는 작지만 아름다운 학교”라고 강조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