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 공개] 해외업체는 태블릿PC 경쟁 뜨거운데, 국내선 ‘…’

입력 2010-01-28 18:55

애플의 ‘아이폰’ 열풍에 뒤통수를 맞았던 국내 업체들이 이번에는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 등장에 속수무책이다.



국내 한 PC 제조업체 관계자는 아이패드 출시에 대해 “다른 회사 신제품에 이렇다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우리도 개발은 다 돼 있다. 출시 시기만 저울질 하고 있다”고 대응하던 과거와는 다르다. 당분간 보여줄 게 없는 것이다. 콘텐츠, 운영체제(OS) 등에 소홀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힘을 못 쓴 것처럼 태블릿PC도 똑같은 상황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사실 태블릿PC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제품이 아니다. 2001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처음으로 태블릿PC를 선보인 후 해외 업체들은 꾸준히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이제 무선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이 활성화됐고 그 다음 단계를 태블릿PC가 차지하려는 순간이 된 것뿐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태블릿PC에 대한 노력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2006년 10월에 나왔던 LG전자 ‘C1 시리즈’가 스크린을 180도 회전하면 태블릿PC처럼 쓸 수 있는 노트북이었다. 트렌드를 이끌기는커녕 흘러가는 트렌드마저 주의 깊게 살피지 못하고 시기를 놓쳤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반면 해외 업체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스티브 발머 MS 회장은 지난 6일 미국에서 열린 ‘CES 2010’에서 윈도우7을 탑재한 HP의 태블릿PC ‘슬레이트’를 직접 시연해보였다. 대만 업체 아수스와 MSi도 올해 안에 태블릿PC를 선보일 예정이다. 레노버는 28일 아이패드 출시에 맞춰 태블릿PC ‘아이디어패드 S10-3t’를 선보였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LG전자 모두 제조 분야에선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시장 초기인 만큼 따라잡을 여지는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따라가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딜로이트는 올해 태블릿PC가 10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김도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