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 공개] 넷북·PMP·게임기·전자책 포괄 ‘모바일 혁명’ 예고
입력 2010-01-28 18:58
미국 애플사가 27일(현지시간) 공개한 태블릿PC ‘아이패드’는 스마트폰과 노트북PC 사이에 위치한 새로운 카테고리의 모바일 기기다. 넷북(미니노트북)과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 게임기, 전자책 단말기 등 비슷한 크기의 기존 휴대용 기기의 기능을 모두 갖췄다. 태블릿PC가 완전히 새로운 장르는 아니지만 ‘혁신’의 대명사인 애플이 만들었다는 이유로 아이패드는 새로운 ‘모바일 혁명’의 주역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애플 ‘대박 행진’ 이어갈까=애플은 이미 형성돼 있는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지만 혁신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뒤흔드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MP3플레이어 시장을 지켜보다가 2001년 ‘아이팟’을 출시해 성공을 거뒀고 2007년 출시한 스마트폰 ‘아이폰’도 그랬다. 태블릿PC도 마찬가지. 시장이 형성된 것은 2001년. 당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차세대 PC로 태블릿PC를 꼽았고 주요 PC 제조사들이 잇따라 태블릿PC를 내놓았다. 하지만 터치 기능이나 하드웨어 사양이 떨어지고 모바일 인터넷 환경도 미비해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애플은 기존의 단점을 보완해 다시 태블릿PC 시장을 열어젖히려 한다.
AP통신은 아이패드가 넷북과 전자책 단말기를 포괄하면서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단점까지 상쇄한다고 평가했다. 아이패드는 노트북보다 사양은 떨어지지만 휴대성은 월등하다. 얇고 가벼운 데다 유선 케이블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터치 방식 대신 기존 키보드가 필요하다면 쉽게 연결해서 쓰면 된다. 넷북과 비교하면 아이패드가 사양과 휴대성에서 모두 앞선다. 또 아이패드는 인터넷과 동영상 등을 즐기기에 화면이 너무 작은 스마트폰보다 크다. 아이패드를 굳이 전화로 쓴다면 스카이프와 같은 인터넷전화를 깔아 사용할 수도 있다.
아마존 ‘킨들’과 같은 전자책 단말기는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가장 입지가 위태로워진 기기다. 킨들은 버튼을 눌러 조작하고 전자책 기능에 한정돼 있지만 아이패드는 터치 방식에다 전자책 말고도 기능이 많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예상하던 1000달러 수준보다 싼 가격(499∼829달러)과 애플 특유의 깔끔한 디자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아이패드의 강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통할까=국내에서 아이패드의 성공 가능성에 관해선 업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애플이 한국 시장에서 신문, 출판사 등 콘텐츠 저작권자와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아이패드는 ‘앙꼬 없는 찐빵’이 돼버린다.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을 동시에 사용하는 멀티태스킹이 안 되고 USB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 메모리 확장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국내 시장 안착의 걸림돌로 꼽힌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성규 태터앤미디어 미디어팀장은 “콘텐츠 수익배분 구조가 매력적이라면 새 플랫폼을 찾고 있는 국내 콘텐츠 저작권자들이 기꺼이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서, 참고서와 동영상 강의를 모두 볼 수 있는 교육용 기기로서의 장점도 있다.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는 “전자책과 PMP에 직격탄이 될 그야말로 혁명적인 제품”이라며 “콘텐츠 판매구조도 새로운 형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원서를 담는 수단으로 대학생들로부터 각광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