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두 얼굴… 연이틀 포사격 하며 미군 유해 발굴 제의
입력 2010-01-28 21:47
정부도 ‘투 트랙’으로 대응… 개성 실무회담 명단 통보
북한이 극명한 강온 양면 전술을 취하고 있다.
서해상에서는 해안포를 이틀째 쏘아대며 남북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한편 미국을 향해서는 5년째 중단된 미군 유해 발굴 문제를 협의하자고 제안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북한의 전략에 우리 측이 좀 더 치밀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27일 밤 10시쯤까지 백령도와 대청도 인근에 포사격을 하더니 28일에는 연평도 지역에서 오전과 오후 해안포 10여 발을 발사했다. 이번 발사 때는 우리 측에서 포 사격 시 관측되는 물기둥이 보이지 않아 북한이 북측 방향으로 포를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시에 북한은 해안포를 발사한 27일 유엔군사령부와 미군 유해 발굴 문제를 논의했다. 유엔군사령부 관계자는 “북한의 제안에 따라 실무급회의가 열렸다”며 “북한은 미군 유해 발굴 재개 의사를 타진했다”고 밝혔다. 유엔사는 북한의 제의를 받아들일 것인지 검토 중이다. 북한과 미국은 1996년부터 공동 유해 발굴을 시작해 북한 내 미군 유해 200여구를 송환했으나 미군 조사요원들의 안전 문제로 2005년 발굴 사업이 중단됐다.
미 국방부 모린 슈먼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실무회담은 한반도 정전협정의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정전체제를 종결짓는 차원에서 미군 유해 발굴 문제를 제안했다는 것으로 평화협정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한 NLL 수역 도발과 일맥상통할 수 있는 부분이다.
북측이 이중 전략을 구사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다음달 1일 개성에서 열리는 개성공단 실무회담에 나설 우리 측 대표단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개성공단 관리위원회를 통해 김영탁 상근회담대표를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 명단을 북측에 보냈다”고 밝혔다.
정부가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정상적으로 개최하겠다는 것은 북한의 양면 전술에 맞서 우리도 단호한 대응과 대화를 병행하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안의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