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장 토론 왜 거부해!” 친이에 뿔난 친박
입력 2010-01-28 18:31
한나라당내 친박계 의원들이 뿔났다. 세종시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친이계 의원들이 겉으로는 대화와 토론을 통한 문제해결을 강조하면서, 실제로는 친박계와 공개토론을 거부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당초 29일 ‘MBC 100분토론’에 참석해 세종시 수정 문제에 대해 ‘맞장 토론’을 벌일 계획이었다. 이 의원의 토론 상대자는 친이계 정옥임 의원으로 내정돼 있었다.
그러나 방송을 불과 이틀 앞둔 27일 토론이 취소됐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안상수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정 의원의 방송출연을 만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 지도부가 겉으로는 대화를 통한 당내 타협을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공개토론조차 거부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미디어를 통해 ‘한나라당이 두 쪽으로 갈라져 충돌하는 것처럼 비칠 소지가 있다’는 당내 의견이 있어 토론 참석을 연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2월 임시국회의 한나라당 대정부질문자 선정 과정에서 친박계의 이정현 조원진 이진복 의원 등이 탈락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당 내에서는 지도부가 세종시 관련 논란을 우려해 비교적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온 친박 의원들을 대정부 질문에서 배제시킨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