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세계 점유 5% 돌파… 도요타 연일 리콜 확산 수모

입력 2010-01-28 22:01


2009년 순익 104.5% 늘어 2조9615억원 사상 최대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5%를 넘어섰다. 자동차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중국, 미국 등 글로벌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도요타는 세계 각국에서 리콜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세계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2009년 자동차 판매량은 781만대로, 전년(897만대)에 비해 13%나 줄었다. 즉 기회를 맞고 있는 현대차와는 달리 도요타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형국이다.

현대차는 28일 서울 여의도동 한국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를 갖고 지난해 국내공장에서 생산된 판매대수가 161만1991대로 2008년보다 3.4%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외공장을 포함한 글로벌 판매는 총 310만6178대로 전년(270만54대)보다 11.7% 늘었다.

특히 중국에서는 전년보다 94% 증가한 57만300대를 팔아 중국 내 판매순위 4위로 올라섰고 미국 시장 점유율도 전년(3.0%)보다 증가한 4.2%로 집계됐다. 이 같은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현대차 세계 시장 점유율은 처음으로 5.2%를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3%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약진 이유로 “세계 최고 수준 품질과 시장 다변화 및 중·소형차량 경쟁력이 바탕이 됐다”면서 “또한 신차 및 전략 차종을 시장에 적시 투입했고 적극적인 신규 시장 개척과 차별화된 마케팅 등이 종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국내법인 매출액은 31조8593억원으로 전년보다 1.0%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9.1% 증가한 2조23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0%로 전년(5.8%)보다 1.2% 포인트 증가하면서 2004년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경상이익과 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110.7%, 104.5% 증가한 3조7813억원과 2조961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중국·인도 공장 판매 호조로 사상 최대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5.4%로 높이고, 글로벌 판매도 346만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음달 신형 쏘나타 F24 GDi가 출시되는 미국에서는 지난해(4.2%)보다 늘어난 4.6%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 목표는 국내법인 33조4670억원, 해외공장 21조4840억원 등 총 54조951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총 매출액(53조2880억원)보다 3.1% 늘어난 것이다.

반면 도요타는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잇단 리콜로 품질과 안전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리콜 조치는 미국, 중국에 이어 유럽으로 번지면서 생산중단으로 이어졌다. 도요타는 우선 가속페달 결함 문제로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09만3000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도요타 리콜 차량은 약 600만대로 늘게 됐다.

리콜 대상은 2009∼2010년형 코롤라·벤자·매트릭스, 2008∼2010년형 하이랜더, 2009∼2010년형 폰티액 바이브 등 5개 차종.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캠리 등은 일본에서 생산된 제품으로, 리콜 대상이 아니다. 도요타는 가속페달을 수리하거나 교체하고, 앞좌석 매트를 바로잡는 방안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폴 놀라스코 도요타 대변인은 “유럽에서도 리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리콜 규모와 대상 차종은 확정되지 않았다. 도요타는 중국에서도 가속페달 결함으로 7만5000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도요타로서는 치명적이다.

최정욱 기자, 이동재 선임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