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틀째 포사격] 또 연평도 쪽 10여발… 치밀하게 짜여진 무력시위

입력 2010-01-28 21:53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연 이틀째 해안포 사격을 이어갔다. 이번에는 연평도로 옮겨 포를 발사해 수도권 쪽으로 좀 더 접근했다.



합참 관계자는 “오전 8시10분 연평도 인근 NLL 북쪽 북한 지역에서 5∼6회, 오후 2시쯤 3∼4회 각각 포성이 청취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모두 10발가량의 포 사격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멀리서 포성이 들린 점으로 미뤄 북한 내륙에 인접한 해상이나 육상에서 포 사격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오후 2시30분 이후에는 아무런 특이 동향도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25일 백령도와 대청도 동쪽 NLL 인근을 항행금지구역으로 통보했으나 연평도는 따로 지정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연평도 인근 북한 해상으로 포 사격 훈련을 자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초에도 연평도 북방에 있는 북한의 대수압도 해상으로 1000여발의 포 사격 훈련을 했다.

이틀 연속 계속된 북한의 해안포 사격은 치밀한 계산 하에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군사전문가들은 이전에는 발사하지 않았던 지역을 겨냥했고, 일제사격(TOT·Time On Target)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남측 반응을 보며 발사한 점을 들어 정교하게 의도된 도발로 분석했다.

우선 해안포 발사 목표지점이 북한이 통상적으로 발사훈련을 해 온 지역과 다르다.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새로운 지역에서 훈련을 할 때는 오발 및 피해 가능성이 커 상당히 조심스럽게 실시한다. 그러나 북한은 27일 하루에만 100발 이상을 쐈다.

이 지역은 북측 도서들도 산재해 있는 지역이다. 북한군은 이들 섬을 교묘하게 피해 NLL에 바짝 다가선 지점에 발사했다. 군 일각에서는 미리 도상훈련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항행금지구역에 NLL 남측 구역을 포함시켜 긴장을 고조시킨 뒤, 해안포를 발사해 우리 군의 과도한 반응을 유도해보겠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사거리 12∼27㎞의 해안포뿐 아니라 인근에 배치된 사거리 60㎞의 240㎜ 방사포 등도 발사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목표물에 발사하는 TOT방식으로 진행됐다. 탄착지점도 비교적 몰려 있었다.

우리 측 대응에도 주도면밀하게 반응했다. 첫 해안포 발사 후 우리 측 경고 방송이 있자 채 10분도 안 돼 다시 발사했다. 오후 우리 측이 도발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보내자 더 많이 발사했다.

군은 북한의 해안포 발사가 29일까지 계속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25일 러시아 해상교통 문자방송 나브텍스를 통해 백령도 동부와 대청도 동부 NLL 인근 해상에서 29일까지 해상사격을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국책연구소 연구원은 “북한은 정교하게 짜여진 계획에 따라 포격을 진행하고 있다”며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자신들의 의도대로 풀려가지 않는다면 이 같은 아슬아슬한 무력시위는 계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