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5일만에 반등… ‘미국發 충격’ 지나갔나
입력 2010-01-28 18:22
일주일 가까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미국발 금융충격이 사그라졌다. 국내 증시는 5일 만에 반등했다. 그러나 미국 금융규제안을 두고 민(民)과 관(官) 사이의 격론이 벌이지면서 ‘정책리스크’ 파장이 기세를 올리고 있어 안심할 때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2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95포인트(1.04%) 오른 1642.43에 마감했다. 한국과 비슷한 처지였던 대만 증시는 1.78% 상승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8.4원 내린 1151.5원을 기록했다.
지난 22일 이후 5.6% 증시 폭락을 부른 미국발 금융충격은 일단 누그러지는 모양새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현 경제상황에 대해 전달보다 좋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기준금리는 재차 동결하며 제로(0) 수준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결정,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에 대한 불안감을 일정부분 해소시켰다. 금융개혁과 관련해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국정연설에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미 상·하원 금융위원회에서는 ‘3월까지 법안 마련-11월까지 입법화’라는 일정과 ‘최소 3년간 시행 유예’라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을 풀어줬다.
‘은행들의 과도한 위험자산 투자 규제’라는 금융개혁안의 장점도 조금씩 부각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세계 경제의 무게중심을 ‘금융’에서 ‘실물’로 옮기려는 것이고, 투기세력을 위축시켜 국제 원자재나 자산시장의 버블 확산과 인플레이션 위험을 낮추는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금융충격의 파장이 조기 종식되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전날 개막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선 프랑스와 브라질 대통령 등이 오바마 대통령의 금융개혁안에 찬성표를 던진 반면, 모건스탠리 씨티그룹 도이체방크 등 업계 대표들은 ‘노(No)’를 외치면서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이수진 연구원은 “각국 경제지표들이 상승 추세 속에 있긴 하지만, 미 금융규제 등의 소식에 금융시장이 바로 휘청거린 것은 경기회복 기조를 완전히 믿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런 분위기 속에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안이 초래하고 있는 정책리스크는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증시 반등에 대해서도 “코스피지수가 경기선이라 불리는 120일선을 지켰다. 단기 하락이었을 뿐, 상승 추세는 살아있다”라는 해석과 “과대 낙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이에 최근 증시 하락세를 두고 일단 소나기는 피할 때인지 저가매수 기회로 삼을지는 며칠 더 증시 추이를 두고 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