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천 수달 보호 팔 걷었다… 녹색연합, 배설물 등 발견
입력 2010-01-28 19:03
전북 전주시내를 관통하는 전주천 전역에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전주시가 수달 지키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북녹색연합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1년여 간 전주천 상류에서 하류까지 16㎞ 구간을 대상으로 수달의 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달의 배설물과 발자국이 각각 167개와 12개 지점에서 발견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들 배설물과 발자국은 2008년 처음으로 수달이 발견됐던 전주천 상류의 한벽루뿐 아니라 중류와 하류에서도 폭넓게 나와 전주천 전역에서 수달이 사는 것으로 추정됐다.
일부 수달은 암수가 쌍을 이뤄 상류와 하류를 오가며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중류의 서신교 주변과 하류의 옛 덕진보 근처에서 배설물이 집중적으로 발견돼 이 일대가 중심 서식지인 것으로 보인다.
발자국 크기와 배설물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개체 수는 3∼6마리이며 이 가운데 한 마리는 어미와 함께 사는 새끼로 파악됐다.
한승우 사무국장은 “도심 하천에 수달이 서식하는 예가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조사 결과는 의미가 크다”면서 “중류와 하류에서 수거된 배설물에는 많은 기생충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수질과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전주시는 수달의 보금자리 마련과 생태환경 조성을 지키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시는 전주천과 삼천(三川) 일부를 야생 동식물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수달이 이동할 수 있는 생태통로와 생태숲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시는 2012년까지 50여억원을 들여 삼천 상류와 지류인 독배천과 가동천, 작지천 등이 합류되는 지점에 인공습지를 조성, 오염원을 차단하기로 했다. 또 금학보 등 하천에 있는 콘크리트 보를 철거하기 위해 예산을 확보키로 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