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흔들’ 주행의 가벼움, ‘플러그- 인’ 500원의 만족… 전기차, 이것이 궁금했다
입력 2010-01-28 18:10
일본 미쓰비시가 상용화한 전기차 ‘아이미브’와 닛산이 내놓은 ‘리프’는 최고 시속 130∼140㎞에 1회 충전으로 160㎞를 간다. 올해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미국에서 출시한다는 ‘E6’, 현대자동차가 시범 생산할 ‘i10EV’도 마찬가지다.
전기차 출근 테스트를 하기 위해 22일 오후 서울 반포동 CT&T 본사에서 이존 시승차를 받았다. 차를 내주기 전 백인영 상무와 김성동 부장은 30분가량 ‘전기차 강의’를 했다. 휘발유차 수준의 전기차가 속속 나오는데 ‘왜 시속 60㎞ 차를 팔려 하는가’가 요지였다.
이유는 가격이다. “이존도 배터리 용량만 늘리면 아이미브처럼 고속 전기차(FSEV·Full Speed Electric Vehicle)가 돼요. 경차 모닝보다 작은 아이미브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6000만원이 넘어요.”(백 상무)
이존은 지난해 미국 일본 캐나다 등 5개국과 3만8000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에서 215만엔(약 2780만원), 미국에서 1만8000달러(약 2080만원·이상 리튬배터리 기준)에 팔린다. 일본 정부는 77만엔, 미국 정부는 5000달러 보조금을 줘 소비자 부담액은 각각 1780만원과 1500만원.
국내 가격은 고급형(리튬배터리) 1950만원, 저가형(납축전지) 1350만원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정부가 보조금을 줄 경우 1000만원대 초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 유지비 절감, 세금 및 주차비 혜택, 낮은 보험료 등을 감안하면 ‘세컨드 카’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타깃은 근거리 통근자, 자녀 통학시키고 장 보러 다니는 주부, 장거리 외출이 적은 은퇴자, 시내 특정 지역을 오가는 영업사원, 학습지 방문교사, 우체국 집배원, 관공서 업무용 등이다. 현재 청와대와 국회, 인천국제공항, 서울시 등에서 10여대를 운영하고 있다.
23∼24일(토·일요일) 도로가 한가한 시간대를 이용해 ‘이존 적응훈련’을 했다. 서울 강남북을 오가며 모두 130㎞를 달린 소감. 속도 한계와 승차감에 아쉽다가 주유소 앞을 지날 때면 통쾌하다. 26일 오전 차를 반납하며 김 부장에게 물었다.
-배터리 교체 주기는 어떻게 되죠?
“수명은 10년 이상이에요. 오래 되면 효율이 떨어지겠지만.”
-저속에선 조용한데 속도를 높이면 소음이 커지더라고요.
“고속에선 모터음이 아무래도 커집니다. 차체가 플라스틱이라 이음새 부분 마찰음도 있고요.”
-차가 무척 가벼운데 안전할까요?
“정면과 측면 시속 50㎞ 충돌 테스트를 거쳤어요. 속도가 낮으니 사고 위험도 줄어들죠.”
-올해 국내 판매 목표는 몇 대죠?
“현재 생산 능력은 충남 당진공장 1만대, 중국 문둥공장 5만대예요. 당진공장 물량도 상당 부분 수출해야 해서 2000∼3000대를 국내에 팔 수 있습니다.”
-보조금은 얼마나 될까요?
“정부가 결정해야 하는데, 올해는 예산에 반영이 안 됐다고 들었어요.”
개정 자동차관리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교통 흐름 등을 감안해 전기차 운행구역을 지정토록 했다. 속도 제한이 시속 60㎞ 이내인 도로는 대부분 운행구역에 포함될 전망이다.
태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