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日 백화점 업계… 불경기에 줄폐업
입력 2010-01-27 18:36
일본 도쿄의 심장부인 긴자(銀座) 지역에 위치한 세이부(西武)백화점 산하 점포가 경기침체와 소비자의 외면으로 인해 문을 닫게 됐다.
대형 유통업체인 세븐&아이홀딩스는 자사가 운영하는 세이부백화점 유라쿠초(有樂町)점을 오는 12월 25일 폐점하기로 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일본에서 지방 백화점의 폐점이 속출하고 있지만 수도인 도쿄의 지요다구(千代田區) 내 도심부 백화점이 문을 닫는 건 처음이다. 세븐&아이홀딩스는 “경기 악화와 소비 부진으로 인해 적자가 쌓이고 있는 데다 앞으로도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없어 폐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1984년 문을 연 세이부백화점 유라쿠초점은 고급 패션 의류 등을 취급, 유행과 문화의 총본산으로 불리면서 젊은 여성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대표적 유통점포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매장 면적이 1만5700㎡로 도심 표준 백화점의 절반 정도로 협소한 데다 저가 캐주얼 의류전문점 등과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2005년부터 실적이 악화돼 왔다.
세븐&아이홀딩스는 2009년 8월 소고 신사이바시 본점과 9월 세이부 삿포로점을 폐쇄하는 등 산하 백화점에 대한 구조조정을 계속하고 있다. 올 연말 유라쿠초점이 문을 닫으면 세이부백화점 산하에는 14개 점포만 남게 된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소비계층이 작아지고, 디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고품질·고가격을 추구하는 백화점은 갈수록 설 땅이 좁아지고 있다. 현재 일본의 백화점은 90% 정도가 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점포 수는 1999년 311개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해마다 감소, 지난해 말 현재 271개로 줄어든 상태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