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고 관능적인 춤… ‘포시 스타일’ 만나보세요

입력 2010-01-27 18:27


안무가 서병구, 연출 데뷔작 뮤지컬 ‘올 댓 재즈’ 선보여

뮤지컬 ‘올 댓 재즈’를 재미있게 즐기려면 밥 포시(1927∼87)를 먼저 알아야 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뮤지컬 안무가 겸 연출가로 꼽히는 포시는 국내에서도 성공을 거둔 뮤지컬 ‘시카고’를 비롯해 ‘파자마 게임’ ‘달콤한 자선’ ‘댄싱’ 등을 연달아 흥행시킨 인물이다.

박자에 맞춰 엄지와 중지를 튕겨 소리내기, 챙이 길고 끝이 둥글게 올라간 중절모, 어깨 돌리기, 엉덩이 흔들기, 엉덩이 보이면서 퇴장하기, 점잔빼며 걷는 걸음걸이, 흰 장갑과 한쪽 손만을 사용한 제스처 등은 ‘포시 스타일’로 명명되며 그를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었다. 포시는 1979년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영화 ‘올 댓 재즈’를 만들기도 했다.

포시의 영화 제목과 같은 이 뮤지컬은 ‘명성황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아가씨와 건달들’의 안무를 담당했던 안무가 서병구의 연출 데뷔작이다. 제목이 같은 건 포시에 대한 서병구의 오마주(존경의 표시로 대사나 장면을 인용하는 것)다. 어렸을 때부터 포시에 대한 존경심을 가졌다는 그는 “안무가로 시작해 성공적인 연출가로 변신한 포시의 길을 따라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무대는 재즈로 가득 채워진다. ‘바이 바이 블랙 버드’ 등 포시의 작품에 등장한 익숙한 재즈 넘버도 있고 새로운 창작곡도 더해진다. 뮤지컬 ‘싱 싱 싱’의 음악을 맡았던 재즈 피아니스트 지나가 작곡과 편곡을 맡았다.

관능적이고 자유분방한 재즈 댄스는 이 뮤지컬의 가장 강력한 매력 포인트다. 서병구는 ‘포시 스타일’을 기본으로 좀 더 세련된 춤을 무대 위에 펼쳐 보인다. 재즈에 국한하지 않고 현대무용, 힙합 등으로 다양한 변주를 가해 젊은 감각을 따라잡는다. 무대는 간소화시키고 조명은 재즈바에 들어온 것처럼 자유롭고 분위기 있게 처리된다. 객석이 258석인 소극장이라 배우의 호흡까지 객석에 전달된다.

‘올 댓 재즈’의 내용은 일상에 찌든 한 여자가 옛 사랑을 만나 잃어버린 사랑과 꿈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케이블 방송 PD인 유라는 뉴욕으로 취재를 갔다가 옛 연인이자 세계적인 안무가 태민과 재회한다. 일 때문에 부딪히게 된 두 사람은 서로 그리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4월25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블루소극장에서 공연된다(02-3141-3025).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