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8개 모델 美 판매 중지… 印·캐나다 공장 등 생산도 중단

입력 2010-01-27 22:07

도요타자동차가 가속페달 결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콜 대상인 8개 모델의 미국 판매를 26일부터 잠정 중지했다.

다음달 1일부터는 인도, 캐나다, 미국 켄터키주와 텍사스주의 5개 공장에서의 해당 모델 생산도 중단키로 했다고 교도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생산이 중단되는 모델은 라브4와 코롤라, 매트릭스, 아발론, 캠리, 툰드라, 하이랜더, 세콰이아 차량이다. 도요타의 이 같은 조치는 해당 모델의 가속페달이 눌린 뒤 제자리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취해졌다(본보 26일자 16면 참조).

도요타가 품질 하자로 인해 판매와 생산을 중단하는 건 처음이며 이로 인해 올해 미국에서 197만대를 판매하려던 계획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고 산케이신문이 전했다. 도요타 관계자는 “고객의 안전을 확실히 보장함으로써 신뢰를 회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판매 중지와 생산 중단은 개선책이 마련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는 2007년 생산 대수와 판매량 분야에서 그 이전까지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로 군림했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후 3년이 지나기도 전에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도요타 노사가 느끼고 있는 위기의식의 체감도는 상당히 높아 보인다. 도요타 노동조합은 5년 만에 임금 인상 요구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이 일제히 전했다. 노조는 조합원 6만3000명에게 이 같은 방침을 제안해 29일까지 결론내겠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 등 국산 자동차 메이커는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와 판매 및 생산 중단을 호재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증권업계도 도요타에 대한 기존의 안전 신화에 금이 갈 경우 국내 완성차 메이커들에 대한 평가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편 네덜란드의 명품 스포츠카 제조업체 스피케르(Spyker)는 GM의 자회사 사브(Saab)를 총 4억 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