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수만 없는 ‘경상흑자 사상최대’

입력 2010-01-27 18:20


지난해 426억7000만달러 플러스

지난달엔 흑자규모 11개월새 최저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와 자본수지 순유입 규모가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흑자 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입에 기인하는 자본수지의 변동 폭이 너무 커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09년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경상수지는 426억7000만 달러 흑자로,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드는 ‘불황형 흑자’로 상품수지(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561억3000만 달러나 된 데 크게 힘입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적자가 줄었지만 운수수지의 흑자 축소 등으로 172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년의 166억7000만 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다만 지난해 12월 경상흑자 규모는 15억2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27억6000만 달러 줄었다. 이는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해외투자 유출·입과 단기자본 이동을 기록하는 자본수지도 지난해 연간 264억5000만 달러 순유입을 기록해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0년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증권 투자는 전년의 24억1000만 달러 순유출에서 506억8000만 달러 순유입으로 전환, 2년간 변동 폭이 530억 달러를 넘었다.

한은 이영복 국제수지팀장은 지난해 국제수지의 주요 특징으로 불황형 흑자, 외국인 증권투자 증가, 여행과 파생금융상품수지 개선 등을 꼽았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자본수지의 변동 폭이 너무 크다”며 “증권이나 채권에 투자한 핫머니가 금융시장을 교란시키거나 한꺼번에 빠져나갈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