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발견] 은빛 날개는 강물을 타고
입력 2010-01-27 18:10
존 제임스 오듀본(1785∼1851년)은 미국 조류학의 아버지다. 그의 이름을 딴 공원 동물원 학교 도서관 자연보호단체가 많다. 비극의 땅 아이티에서 프랑스 해군 장교의 아들로 태어나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학교를 다니고 켄터키에서 학문적 업적을 쌓았다.
그가 유명해진 것은 새 그림 때문이다. 수많은 새를 세밀화로 남겼다. 새의 모양과 동작을 놓치지 않으려 양손으로 빠르게 스케치했다. 치밀한 관찰과 생생한 묘사는 과학적 가치와 미적 아름다움을 겸비해 ‘Bird Art’라는 장르를 만들 정도였다.
새는 아름답다. 생명력을 나타내는 자연의 축소판이다. 새가 움직이는 곳에 인간도 집을 짓는다. 새가 비행하는 강은 건강하다. 새와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때 세상에는 비로소 평화가 깃든다.
강바람을 타고 흐르는 괭이갈매기의 날개가 눈부시다. 서해에서 비롯된 긴 여정의 고단함을 털고 강을 누비는 모습이 경쾌하다. 무리 지어 비행하는 모습에서 더불어 사는 지혜를 본다. 오늘 가슴에 은빛 새의 형상을 그려 넣어보자. 거기에서 오듀본의 열정과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고 자라나지 않을까.
손수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