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이 시대의 삭개오
입력 2010-01-27 22:00
누가복음 19장 1~10절
삭개오는 세리 중에서도 세리장이었습니다. 예수님이 계시던 당시 이스라엘의 세리는 허가받은 도둑으로 불렸습니다. 로마의 힘을 등에 업고 자기들 멋대로 세금을 정해 백성들의 재산을 착취했기 때문입니다. 세리들은 대부분 로마에 보낼 돈의 몇 배가 되는 돈을 거두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는 로마에 내고 나머지는 자신이 착복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눈에서 피눈물이 나게 하는 자들이었습니다.
삭개오는 부자였습니다. 삭개오는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목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기꺼이 모든 사람들이 멸시하는 세리가 되었습니다. 그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돈을 벌기 원했고, 돈만 있으면 인생의 행복과 기쁨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돈으로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자가 되었습니다.
삭개오는 키가 작아서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고 상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신학자들은 삭개오가 꼽추였거나 선천적인 난쟁이였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 삭개오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악물고 결심했을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부자가 되겠다는 것입니다. 돈이 있으면 나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복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부자가 되기 위해 남의 것을 착취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키가 작다는 것에는 매우 많은 상징성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는 부자인 것을 제외하고는 자랑할 것이 전혀 없는 매우 불쌍하고 초라한 자였습니다. 그는 학식이나 인품이 뛰어나지 않았습니다. 오직 돈을 많이 버는 세속적인 성공에 인생을 건 자였고 그것만 알았습니다. 그 외의 것은 전혀 자랑할 것이 없고 인격적으로는 심각한 결함을 가지고 있는 자였습니다.
이런 삭개오의 모습은 타락한 모든 인간들의 실존입니다. 모든 욕구가 나를 향해 있습니다. 나의 성공을 위해 남을 짓밟고 착취하려는 삭개오의 모습이 우리에게도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이런 비참한 한계성에 직면해 있습니다. 세리장, 부자, 작은 키, 이것이 삭개오의 모습이었습니다. 삭개오의 모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삭개오의 모습을 통해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구원의 가능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그에게 예수님이 찾아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기 위해 여리고를 통과하시게 되었습니다. 여리고에 특별히 일이 있으셨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을 지나가시다가 눈 뜨기를 원하는 소경을 고쳐주시고 이어 삭개오를 만나신 것입니다. 삭개오가 예수님의 사역을 전해 듣고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분이 어떤 분인지 꼭 만나고 싶었습니다. 거리로 나갔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서 예수님을 볼 수 없었습니다.
삭개오는 또 한 번 좌절했습니다. 세리여서 사람대우도 못 받고 키가 작아 예수님 얼굴도 볼 수 없는 자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삭개오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길가 돌 무화과나무에 올라가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예수님은 포기하지 않고 자기에게 나아오는 자들에게 구원을 베풀어 주십니다. 인간의 한계를 깨닫는 순간 구원의 역사는 시작되는 것입니다.
삭개오의 작은 키가 예수님을 만나는 축복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그의 인생은 복된 인생이 되었습니다.
조광성 목사 (인천 송현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