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호텔 명칭서 ‘리조트’만 사라진다?
입력 2010-01-27 05:41
호화 리조트 호텔들이 호텔명에서 `리조트'라는 단어를 빼는 것이 유행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샬롯에 있는 `밸런타인 리조트'는 이름을 `밸런타인 호텔 앤 로지'로 변경했고, 댈러스 근처의 `웨스틴 스톤브라이어 호텔 리조트'도 웨스틴 스톤브라이어로, 플로리다 올랜도의 `르네상스 올랜도 리조트 엣 시월드' 역시 이름에서 리조트만 삭제했다.
과거 럭셔리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앞다퉈 리조트를 사용했던 호텔들의 리조트 지우기 경쟁은 "경제 위기 시대에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편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전했다. 럭셔리 호텔들이 `리조트'라는 단어를 삭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AIG 그룹의 호화 회의 개최 이후 부터다.
1천800억 달러에 달하는 납세자들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고 있는 이 회사가 캘리포티아의 다나 포인트에 있는 레기스 모나르크 비치 리조트에서 40만 달러짜리 대규모 컨벤션을 주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비난이 빗발쳤고, 결국 AIG는 그 행사를 취소했다. 악성 여론이 조성된 후 400개의 객실을 가진 레기스 리조트는 결국 시티그룹에 차압당했다.
이후 리조트 호텔의 영업사원들이 대규모 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대기업에 접근할 때마다 리조트라는 이름 때문에 거절당하는 것이 다반사 였고, 결국 호텔들은 차츰 이 단어를 명칭에서 삭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제약 업계는 리조트에서의 콘퍼런스 개최를 금지하는 내부 강령을 만들기도 했다. 경기침체와 함께 기업들의 잇단 대규모 콘퍼런스 취소 등으로 인해 2007년 이후 북미 지역의 호텔 업계는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다.
객실 하나당 얻는 수익률이 22.6% 하락했고, 객실 점유율 또한 58.1%로 9% 포인트 하락했다. WSJ는 호텔들이 고육지책으로 이름을 바꾸긴 했지만 실제 서비스는 과거와 전혀 다를 바 없다고 전했다.
밸런타인 호텔은 이집트산 침구를 계속 사용하면서 스파 예약 서비스도 여전히 하고 있고, 웨스틴 스톤브라이어 투숙객들 역시 리조트 단지내에 있는 톰 파지오가 설계한 골프장의 티타임을 잡을 수 있다고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