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도시 김해, 전국 최초 장애인 도서관 개관

입력 2010-01-26 22:55

“이제 마음 놓고 좋은 책을 읽을 수 있어 너무 좋아요.”

경남 김해시 내동에 사는 시각장애인 김현규(29)씨는 ‘소리 작은 도서관’ 개관이 너무 반갑고 기쁘다. 그동안 책을 읽고 싶어도 시력 때문에 못 읽었던 불편이 이 도서관 덕분에 말끔히 해결됐기 때문이다.

‘소리 작은 도서관’은 김해시가 전국 처음으로 선보인 독서 장애인 전용 도서관이다. 이곳을 찾은 시각장애인이나 고령자 등은 글자 대신 음성이나 점자를 통해 책을 읽을 수 있다.

책 읽는 도시 김해시는 지금까지 시가지 전역에 27곳의 주민밀착형 작은 도서관을 운영해 오면서 최근 8700여만원을 투입, 서상동에 255㎡ 규모의 ‘소리 작은 도서관’을 개관했다.

이 도서관은 3000권의 책을 갖추고 있다. 이중 500권은 점자책과 음성으로 녹음한 CD나 테이프인 오디오북, 일반 책 보다 글씨가 30% 이상 큰 도서 등이다.

음성도서 중에는 지난해 김해의 책으로 선정된 ‘완득이’와 ‘엄마를 부탁해’등 인기 서적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음성도서는 성우들이 책 내용을 그대로 읽고 녹음한 것들이어서 고운 목소리를 따라 느끼는 독서의 즐거움이 색다르다.

도서관은 또 시각장애인들이 일반 도서 가운데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하면 녹음실 등을 갖춘 경남 점자정보도서관에 의뢰, 오디오북으로 제작해 무료로 빌려준다.

시는 전 시민 독서생활화를 위해 앞으로 3년 이내에 이 도서관을 공공도서관에 편입시켜 장애인 도서관에 대한 편견도 없애 나갈 계획이다. 시는 또 2015년까지 지역 내 작은 도서관 100곳을 확대 설치해 독서대중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이제는 도서관도 찾아가는 서비스 시대에 돌입했다”며 “독서 장애인들을 위해 점자와 음성도서, 묵자 책 등을 골고루 갖춘 만큼 독서 사각지대에 처한 이들의 많은 활용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해=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