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다, 롯데 행보… 바이더웨이 인수 뒤 GS스퀘어 군침
입력 2010-01-26 21:35
롯데그룹의 영역 확장세가 무섭다. 주류사업 진출과 편의점 사업 확장에 이어 해외 진출도 적극적이다. 그동안 보수 경영을 해온 롯데로서는 큰 변화다. 롯데의 공격경영 중심엔 신동빈(55·사진) 부회장이 있다. 신 부회장의 이런 변신은 신격호(88) 회장 그늘에서 벗어나 만년 2인자에서 1인자로 올라서고 동시에 유통 강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 부회장은 새해 들어 경기도 파주시 아웃렛 부지를 확정했고,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인수했다. 27일 1차 인수의향서를 마감하는 GS스퀘어·마트를 인수할 후보로 거론된다. 패키지 딜이면 롯데와 신세계의 경쟁이 예상되고, 분할 매각이면 복잡해진다. GS스퀘어·마트 인수 금액은 1조∼1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롯데가 GS스퀘어·마트를 인수하면 43∼44% 수준인 백화점 시장 점유율을 45% 이상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했던 마트 부문도 동력을 찾을 수 있다. GS스퀘어와 GS마트 인수에 성공하면 신 부회장의 입지는 확고해진다. 계열 유통업태와 롯데카드 간 협력 마케팅을 강화하면 각각 업계 3, 4위인 편의점(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과 TV 홈쇼핑의 위상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롯데 측은 계산한다. AK면세점 인수는 오는 3월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심사만 남겨두고 있다.
롯데의 올해 투자액은 4조5000억원. M&A 지분 투자와 해외 투자에 1조원을 투입키로 했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중국 타임스 인수(7300억원), 롯데칠성음료의 두산주류BG 인수(5030억원), 롯데제과의 기린 인수(799억원)를 매끄럽게 이뤘다. 가급적 빚을 지지 않는 경영 전통 덕분에 현금 유보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해외 시장 진출은 더 활발하다. 롯데는 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타임스를 인수했다. 오는 4월엔 러시아 모스크바에, 상반기에는 일본 도쿄에 호텔을 연다. 또 2011년 중국 톈진에 백화점을 오픈할 예정이고, 2015년 완공을 목표로 초대형 복합단지를 구성하는 ‘선양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올 상반기 베트남 호찌민에 마트를 열고 2013년까지 하노이에 ‘롯데마트 센텀 하노이’라는 이름의 랜드마크 타워를 건설할 계획이다.
그룹의 공격 경영에 롯데맨들의 기대감은 크다. 코리아세븐(99∼2002년), 롯데닷컴(99∼2004년) 대표이사 시절 실적 부진으로 경영 능력을 의심받았고, 심지어 ‘마이너스 신’이란 별명도 얻었던 신 부회장이 대변신을 시도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그룹이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 부회장의 이런 변화에 대해 신격호 회장의 지원이 주효했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2007, 2008년 오픈한 모스크바, 베이징 백화점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신 회장은 해외 백화점 추가 오픈을 신 부회장에게 전적으로 맡겼다. 업계에서는 신 부회장이 부회장 13년차인 만큼 ‘경영대권’ 잡을 날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권지혜 유병석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