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국제, 영어 내신·면접만으로 선발
입력 2010-01-27 00:34
2010년부터 1단계서 2∼3학년 영어 성적만 평가
2단계는 면접·학습계획서·추천서 등으로 선발
올해부터 외국어고 국제고는 학교생활기록부 영어성적과 면접, 학습계획서, 학교장 및 교사 추천서로만 신입생을 전원 선발한다. 입학정원의 20%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로 뽑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12월 10일 발표한 외고 입시 개편안의 후속 조치로 이 같은 내용의 ‘고등학교 선진화를 위한 입학제도 및 체제개편 후속 추진방안’을 확정해 26일 발표했다.
세부 계획에 따르면 외고 국제고 등 학생 선발권을 가진 고교는 2011학년도부터 지필시험 등을 치르지 않고 입학사정관이 참여하는 ‘자기주도 학습전형’으로 신입생을 뽑는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이란 학생이 사교육 등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공부를 해왔는지 평가하는 것을 뜻한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에 포함되는 학교생활기록부 영어성적은 2∼3학년 성적만 반영된다. 지원하려는 학교에 제출하는 학교생활기록부에는 영어 외의 다른 교과 성적은 기재되지 않는다. 학습계획서에는 얼마나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해왔는지, 학습·진로 계획이 어떤지, 독서 경험은 얼마나 많은지 등을 적어야 한다. 경시대회 및 인증대회 점수 기재 항목은 아예 삭제되고, 대신 독서 활동 항목이 신설된다.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실시하는 학교 범위에는 외고 국제고뿐 아니라 자립형 사립고, 비평준화 지역의 자율형 사립고, 면접 등으로 선발하는 자율학교도 포함된다. 다만 외고 국제고 이외의 학교는 영어 이외의 다른 과목 성적도 반영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교육청 및 해당 학교와 협의를 거친 뒤 2월 말에 발표된다.
교과부는 자기주도 학습전형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게 학교별로 설치하는 입학전형위원회에 교육청이 위촉한 입학사정관이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영어 성적만 반영하고 독서 활동 항목이 신설되면서 오히려 새로운 사교육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성천 부소장은 “학습계획서를 요구하고, 독서 활동을 평가하는 것은 외고 입시 대비 사교육 컨설팅 사업을 부추기는 정책”이라며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학생 선발 방식을 바꿔야 외고 입시 사교육이 근절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