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욱 “한명숙에 1천만원대 골프채 선물”

입력 2010-01-26 18:45

檢, 진술 확보…증거목록 제출
한 전 총리측 “사실무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권오성)는 26일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5만 달러 외에 1000만원대 고급 골프채 세트를 선물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 전 총리 측은 이 같은 검찰 수사 내용을 즉각 부인해 28일로 예정된 첫 공판준비 기일부터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

검찰은 곽 전 사장을 상대로 한 전 총리가 여성부 장관에 임명되고 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1000만원대 일제 골프채 한 세트를 구입해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총리는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1월 초대 여성부 장관에 취임했고 2003년 2월 환경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곽 전 사장은 한 전 총리가 여성부 장관에 취임하자 ‘이제 장관이 됐으니 골프도 배워야 한다’는 취지로 골프채를 사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채 구입 당시 한 전 총리와 같이 골프 숍에 가 그 자리에서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곽 전 사장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는지 확인키 위해 해당 골프 숍 업주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골프채와 관련된 조사는 마무리했으며 관련 증거목록 등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곽 전 사장의 골프채 선물 진술이 한 전 총리에게 인사청탁 명목으로 뇌물을 줬다는 정황을 뒷받침할 증거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골프채를 선물했다는 진술은 검찰의 공소사실과는 직접적 연관이 없는 내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 전 총리 측은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한 전 총리 측 조광희 변호사는 “곽 전 사장으로부터 골프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의 측근도 “한 전 총리는 골프를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검찰이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고급 시계를 받았다고 흘린 사건과 비슷하다”며 “본질은 한 전 총리가 인사청탁 명목으로 뇌물을 받았는가 여부”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곽 전 사장으로부터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게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한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제훈 임성수 강주화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