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OECD서 한국 등 3개국 ‘+’ 성장… GDP 0.2% 증가

입력 2010-01-26 18:30

한은 “금융위기 충격, 외환위기 3분의 1 수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역풍 속에서도 경제성장률이 0.2%를 기록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호주와 폴란드를 제외하고 유일한 플러스 성장이다. 다만 4분기 들어 정부 재정지출 감소 등 정책 효과가 줄어들면서 2·3분기의 급성장세는 주춤하는 모양새다.

◇11년래 최저지만 ‘선방’=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09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0.2% 증가했다. 이는 1998년 -5.7%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다.

기획재정부는 OECD 회원국 중에서는 자원 수출국인 호주와 대외의존도가 높은 폴란드를 제외하고 한국이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1분기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플러스 성장 전환을 주도했지만 2분기부터는 민간 부문에서 성장 계기를 되찾았다”며 “상반기에는 순수출이, 하반기에는 내수가 각각 성장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충격이 없었을 때 추세적으로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1인당 GDP 수준과 충격 후 나타난 실적치 간 차이를 비교한 결과 금융위기 충격이 외환위기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분기 GDP는 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지난달 11일 한은이 내놓은 전망치 0.3%와 6.2%에 비해 각각 0.1% 포인트와 0.2% 포인트 낮은 것. 4분기 성장률이 약화된 것은 제조업 생산과 건설업이 둔화되고 민간 소비와 재화 수출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경기회복세 변함없다”=일단 4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보다 크게 낮아졌지만 전문가들 의견은 전반적인 경기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지난해 4분기 지표 부진은 2·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훨씬 높게 나온 데 따른 착시 효과이며, 소비에 이어 설비투자도 본격 회복되고 있어 올해 4% 이상 성장률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은 김명기 경제통계국장은 “전년 동기 대비로 성장률의 추세는 올라가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는 일시적인 조정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현욱 연구위원도 “전반적인 경기회복 기조는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반해 고유선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재고 감소 속도가 완만해지고 정책 효과도 주춤하고 있다”며 “대외경제 여건도 만만치 않은 만큼 4분기 성장률 하락이 단기적인 조정인지 더 길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 위원을 포함한 상당수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속도 둔화와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정 등을 들어 2월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기준금리가 다시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