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지지율 ‘극과 극’ 정당간 격차 역대 최고… 공화당원 지지 철회탓
입력 2010-01-26 23:29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지지율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88%에 이르나, 공화당 지지자들은 23%에 머물고 있다. 그 차이가 65% 포인트나 된다. 집권 1년째 대통령의 지지율 차이로는 역대 최고치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25일(현지시간)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당별 지지율 격차가 뚜렷이 벌어진 건 취임 초 오바마 대통령에게 기대를 걸었던 공화당원들이 지지를 철회했고, 민주당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계속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취임 직후 공화당원들의 오바마 대통령 지지율은 41%였으나, 지난 1년간 계속 추락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 지역에서 건강보험 개혁안을 놓고 직접 부딪쳤던 지난해 8월에는 공화당원들의 지지율이 17%까지 떨어졌다. 민주당원의 지지율은 88%에서 지난 여름 90%까지 오르는 등 8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우 취임 첫해의 정당별 지지율 격차는 45% 포인트였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 등의 이유로 민주당원들의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져 8년 임기 평균 격차는 61% 포인트로 역대 대통령 중 최저를 기록했다. 갤럽은 지금의 추세라면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평균 지지율의 정당별 격차가 부시 전 대통령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역대 대통령 중 재임 평균 정당별 지지율 격차가 많이 벌어졌던 경우는 조지 W 부시에 이어 빌 클린턴 55% 포인트, 로널드 레이건 53% 포인트, 리처드 닉슨 40% 포인트 순이었다. 차이가 가장 적었던 시기는 지미 카터 대통령 때의 26% 포인트였다.
80년대 이후 미국 유권자들의 당파적 시각이 점차 강해졌으며, 이는 여론의 이념적 양극화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알카에다는 미 테러작전으로 약해졌다”며 “지난해 실패한 크리스마스 항공기 테러를 오사마 빈 라덴이 지시했다는 육성 테이프가 그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알카에다는 2000년에 비해 크게 세력이 약화됐다”며 “육성 테이프 내용 자체가 빈 라덴이 약해졌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