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네 빵집은 정말 ‘대박’났을까?… 아이돌 스타 ‘창업 리얼리티’ 인기

입력 2010-01-26 20:19


콘테스트가 위주였던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창업’을 소재로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돌이 주인공으로 나서 사업 구상에서부터 실제 운영까지 참여한다. 지난 13일 종영한 Mnet ‘카라 베이커리’에 이어 다음달 17일 온스타일과 온게임넷에서 방영될 ‘티아라닷컴’이 뒤따른다.

◇경제난에는 ‘창업’이 인기!=콘테스트, 야생 체험기 등 다양한 방식의 리얼 버라이어티에서 ‘창업’이 화제로 떠오른 데는 시대적인 영향이 없을 수 없다. 고실업률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창업은 전국민의 관심사다. 아이돌은 10대를 타킷으로 삼지만 창업이라는 소재 덕분에 시청층은 30∼40대까지 넓어진다. ‘카라 베이커리’의 권영찬 PD는 “빵집을 창업하는 과정은 중장년층에게도 어필한다. 창업에 대한 고민과 아이들이 겪는 고생을 보여주기 때문에 전 연령층에서 폭넓은 공감을 얻기 쉽다”고 말했다.

창업 품목으로는 빵집과 쇼핑몰처럼 친근한 소재가 시청층을 넓히기에 적합하다. ‘티아라닷컴’의 이중화 PD는 “요즘은 쇼핑몰에 대한 관심은 높고 더불어 쇼핑몰은 패션, 모델 등으로도 소재가 확장될 수 있어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창업 리얼리티’는 육성 시뮬레이션처럼 변화의 과정이 확연히 드러나는 점도 인기 요소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가게를 꾸리고 돈을 모아가는 과정은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

◇카라의 대출금은 어떻게 됐나요?=하지만 아이돌을 활용한 창업 체험기는 정보와 리얼을 추구하는 데는 한계를 드러냈다. ‘카라 베이커리’에서 카라는 7000만원을 대출받는다. 또한 시장 조사를 하고, 종업원을 채용하는 등 빵집 오픈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설정인지 불분명해 시청자의 의문은 끊이지 않는다. 방송 종영 후 “대출금은 누가 갚나요?” “빵집은 문을 닫았나요?”등 시청자 게시판에 질문이 이어진다. 가게 운영과 대출은 모두 창업의 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지만 이를 ‘100% 실제 상황’인 것처럼 강조하다보니 불필요한 오해를 부르는 것이다.

빵집 터를 카라의 애교로 월세 300만원에 계약하고, 비싼 오븐 기계를 손쉽게 들여오는 등 오락을 가미한 부분은 창업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네티즌 ‘lsg0335’는 “저 같은 제빵제과를 꿈꾸는 학생에게 카라의 빵집 창업기는 너무 가볍고 장난스러워 보인다. 진지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티아라닷컴’ 제작진도 비슷한 고충을 털어놓는다. 이중화 PD는 “가장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인 자금을 구하는 과정에서 혼란을 덜기 위해 티아라가 애장품을 파는 과정을 재미로 추가하면서 기획사가 투자하는 형식으로 현실성을 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이돌은 스케줄이 빡빡해 실제 가게를 운영할 시간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카라 베이커리’는 시간 제약상 빵집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이중화 PD는 “창업 버라이어티는 기본적으로 리얼 상황임을 강조하면서 창업에 관한 유용한 정보도 주고 재미를 추구해야 한다. 세 가지 요소를 줄타기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