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뉴스 개편 기자·PD 통합… 기대반 우려반
입력 2010-01-26 18:14
KBS 뉴스 개편안과 맞물려 기자와 PD간 직종 통합 문제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인규 사장은 뉴스 개편안을 설명하면서 보도·시사 프로그램과 관련해 앞으로 기자와 PD 직종을 통합해서 뽑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사교양 PD와 기자를 구분 없이 뽑아서 일일 뉴스와 탐사 보도 프로그램 제작에 투입하겠는 것이다. 기자의 취재력과 PD의 스토리텔링 전달력의 시너지를 도모하고 ‘PD 저널리즘’의 문제인 주관성을 걸러낸다는 취지다.
황근 선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PD의 의도에 의해 자칫 사실에 대한 원칙과 균형감, 객관성이 떨어질 수가 있다. 따라서 프로그램이 늘더라도 객관성이 확보되어야 하며 사실에 대한 왜곡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취지의 공감을 표했다.
하지만 명분과 달리 직종간 통합이 실제로 효과를 낼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론상으로 PD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기자는 내용을 취재하는 역할을 한다. 현실에서는 MBC ‘피디수첩’, SBS ‘그것이 알고 싶다’, KBS ‘쌈’처럼 PD가 직접 취재에 나서면서 직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기도 한다. 앞으로 10분 가량의 뉴스 꼭지가 ‘쌈’과 같은 시사보도 프로그램 꼭지처럼 심층성이 강화되고 기자에게 제작 전반에 관여할 권한이 부여된다면 기자도 PD 역할을 수행하는 것과 다름없어 직종 간 경계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개편된 뉴스에서 취재 기자의 권한이 강화된다는 상황이 전제돼야 한다. 김영덕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원에 따르면 NHK 뉴스는 취재하는 기자와 편집하는 영상 인력이 철저히 분리돼 있다. 즉 NHK식으로 뉴스 개편이 이뤄질 경우, 김인규 사장이 밝힌 기자와 PD 간 직종 통합은 조직 장악의 명분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선희 기자, 김도영 대학생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