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김태호 경남지사 3선 포기 돌연 불출마 선언
입력 2010-01-25 18:57
김태호 경남지사가 갑자기 차기 도지사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지사는 25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 본사 이전, 신공항 밀양 유치 등 많은 과제들이 아직 남아 있다”면서 “남은 5개월을 5년처럼 생각하고 혼신의 정열을 쏟아 여러 현안들을 풀어나가겠다”며 남은 임기까지 도지사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 지사는 6·2 지방선거에서 여당의 경남지사 후보로 입지가 공고한 것으로 평가받던 상황이어서 갑작스럽게 3선을 포기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차기 개각 때 김 지사의 입각설 등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김 지사가 지방 수장으로서 재선을 한 만큼 이제 대권 도전을 향해 중앙 정치무대에서 본격적으로 보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아직 임기가 5개월가량 남은 상태에서 불출마 선언이 나와 여권 내부의 복잡한 기류 등으로 마지못해 불출마를 공표할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김 지사 자신은 “입각은 근거 없는 말”이라며 “청와대와 사전교감은 없었다. 임기 중에 무엇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관직을 맡을 가능성을 부인했다. 또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진로를 고민하겠다”며 “재선을 했기 때문에 큰 미래를 보고 새 그림을 그리겠다”고 말해 특별히 준비된 행로가 없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불출마 선언 배경에 대해 “수많은 시간 밤잠을 설치면서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놓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이제 경남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인물이 새로운 생각으로 뜻을 펼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남 거창이 고향인 김 지사는 서울대 농업교육과를 졸업하고 경남도의회 의원, 거창군수에 이어 2004년 6월부터 경남지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혀 한나라당내 차기 대권 후보자의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