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男 금연하면 4.8년 더 살수있다… 보건사회硏 “적정 가격은 6119원”

입력 2010-01-25 22:05


담뱃값 인상→흡연율 하락→기대수명 증가

한 갑에 2500원인 국내 담배 가격은 6119원이 적정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담배 가격을 올려 흡연율이 떨어지면 기대 여명(餘命)이 늘어나고 의료비는 줄어들 것이란 추정도 제시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영호 연구위원은 25일 ‘미래 건강사회에 대비한 효과적인 담배 가격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물가상승률과 소득상승률보다 높은 수준으로 담배 가격을 매기면 흡연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연구위원이 산출한 국내 적정 담배 가격은 갑당 6119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유럽에서는 이 같은 방식으로 담배 가격을 정해 흡연율을 낮추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2003년 담뱃값을 40% 올려 전년도보다 담배 판매가 33.5% 줄었고 흡연율은 남성 6.5% 포인트, 여성 5.8% 포인트씩 떨어졌다.

보고서는 담뱃값이 10% 오르면 담배 소비는 10% 준다고 추산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담배를 많이 피우는 저소득층의 담배 소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담배 소매가는 2005년 결정된 2500원에서 오르지 않고 있다. 2005년 이후 국민 1인당 실질소득은 꾸준히 상승했는데 담뱃값은 오르지 않아 사실상 담배를 사는 경제적 부담은 오히려 줄었다.

보고서는 담배를 끊으면 기대 여명이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40세 남성을 기준으로 현재 흡연자의 기대 여명은 36.41년이고, 과거 담배를 피웠지만 현재 피우지 않는 사람의 경우 41.21년이다. 40세 남성이 담배를 끊으면 4.8년 더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금연은 뇌혈관질환 의료비용도 줄여준다. 40세 흡연자가 뇌혈관질환에 드는 의료비는 약 2982만원이다. 40세 남성이 담배를 끊는다면 뇌혈관질환 의료비는 828만원가량 줄어든 2154만원이 된다. 반면 비흡연자의 경우 흡연자에게 들어가는 의료비의 62% 수준인 1857만원 정도만 필요하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