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에… 결혼 줄고 이혼 늘어
입력 2010-01-25 18:32
지난해 출생아 수도 4% 감소
최악의 청년 실업으로 취직하지 못한 젊은이들은 결혼을 미루고, 실직 등으로 경제난을 견디다 못한 부부는 이혼을 선택했다. 지난해 경제위기가 낳은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25일 통계청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혼인 건수는 27만3600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5.4%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혼 건수는 11만5800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9.5% 증가했다.
혼인 건수가 줄어든 것은 2006년 쌍춘년 결혼특수로 인해 결혼 건수가 크게 늘어났다가 연차적으로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감소한 측면이 있다. 이혼 건수 증가도 2008년 이혼숙려제가 도입된 이후 이혼 건수가 급격히 줄어들었던 것의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제난이 가중되면서 혼인과 이혼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외환위기 경험에서 보듯 통상 경제위기 때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미혼자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기혼자들의 이혼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지난해에도 경제적 상황이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위기 여파로 국내 인구이동도 줄었다. 지난해 이동자 수는 848만7000명으로 2008년 대비 3.6%, 전입신고 건수는 510만건으로 전년 대비 2.9% 각각 감소했다. 통상 경기가 살아날 때는 이동이 잦지만 경기침체기에는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이동 건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한편 지난해 1∼11월 출생아 수는 41만41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했다. 혼인 건수가 계속 감소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