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감독님들, 용병교체 카드 만지작 만지작

입력 2010-01-25 18:14


유례없는 혼전상황서 새 외국인선수는 결정적 변수 밀류셰프·앤더슨 교체 거론… 레안드로 영입 1순위

용병교체라는 극약처방이 남자 프로배구에도 먹혀들 것인가. 여자 프로배구 GS칼텍스가 용병 교체후 파죽의 5연승으로 3위로 뛰어오른 가운데 남자팀에서도 용병 교체 움직임이 물밑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삼성화재·현대캐피탈 양강 구도가 무너지고 대한항공, LIG손보가 가세한 유례없는 혼전상황에서 새로운 용병은 순위다툼의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대한항공은 리그 초반 불가리아 출신 밀류셰프가 부진하자 용병교체를 생각했고 2006∼2007시즌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레안드로를 최근 국내에 불러들여 테스트를 하고 있다. 레안드로는 당시 득점왕과 정규리그 MVP로 뽑혔던 ‘괴물’. 그러나 신영철 감독대행으로 사령탑이 바뀐 뒤 팀이 11승1패를 하면서 신 감독대행의 고민은 깊어가고 있다. 섣부른 용병교체가 자칫 팀의 연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밀류셰프는 초반 부진을 딛고 최근 동료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편승, 연승행진에 제 몫을 해내고 있다. 다만 팀내 공격 점유율이 22.7%에 불과해 삼성화재 가빈(50.5%)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점이 불만이다. 하지만 공격성공률은 앤더슨(현대캐피탈 50.0%) 피라타(LIG손보 49.1%) 보다 높은 50.9%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마지막 날인 3월27일 이전까지 교체시한이 남아 있어 밀류셰프의 활약을 좀 더 지켜본 뒤 교체여부를 최종 확정지을 계획이다. 레안드로는 현재 국내에 계속 남아 훈련 중이다. 현대캐피탈은 2년차 앤더슨으로는 3년만의 정상 탈환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용병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용병 한명을 국내로 불러들여 테스트했지만 기량 미달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레프트 공격수 앤더슨은 가빈, 피라타 등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지고 공격 점유율도 24.1%에 그치고 있다. 득점도 경기당 15.7점에 불과하다. 전체 5위.

현대캐피탈은 토종 송인석 임시형을 앤더슨 대신 주전 레프트로 중용하고 오히려 지친 박철우를 대신할 라이트 자원을 찾고 있다. 레안드로가 탐나는 이유다.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이 레안드로를 포기할 경우 그의 영입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앤더슨만한 용병을 찾기 힘들다”며 교체 소문에 일단 선을 그었지만 24일 팀이 4위로 전락하면서 용병 교체를 둘러싼 고심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3일 아버지 부음소식을 접한 앤더슨은 25일 장례식 참석차 출국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