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보수 교단 전·현직 임원 ‘WCC 총회’ 대책 회의… “9월까지 교단별 대처방안 강구”

입력 2010-01-25 18:07


2013년 부산에서 개최되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에 맞서려는 보수교단이 역량을 결집할 수 있을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과 고신, 합신, 고려 등 17개 교단 전·현직 임원들은 25일 서울 장충동 앰배서더호텔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WCC의 신학적 문제를 한국교회에 알리기로 했다. 서기행 예장 합동 WCC대책위원장이 소집한 회의에서 교단 대표들은 가칭 WCC대책준비위원회를 조직하고 9월 총회까지 교단별 대책수립에 나서기로 했다.

설교에 나선 윤현주 예장 고신 부총회장은 “사도 바울은 복음의 본질을 훼손시키지 않는다는 대전제 아래 성령 안에서 하나 됨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종교 다원주의와 혼합주의, 사회구원, 역사비평학을 수용해 인본주의로 가득 찬 WCC가 하나님께 속한 것인지 확실하게 분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 위원장도 “보수교단은 성경적 보수신앙을 지켜 오는 9월 교단 총회에서 WCC 총회 대처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특히 신학교와 언론에선 WCC의 비성경적 특징을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임석영 예장 합신 총회장, 백병도 전 예성 총회장, 한창영 예장 개혁국제 총회장, 정재규 예장 웨신 전 총회장, 정일웅 총신대 총장, 정규남 광신대 총장, 정성구 대신대 전 총장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에서 “(WCC의) 종교 다원주의와 혼합주의는 성경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본주의 신앙이기 때문에 이를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며 “보수교단들은 힘을 합해 공동으로 한국교회의 정체성을 사수하고 보호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보수교단의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이날 회의에서도 지적됐듯 위원들은 각 교단에서 공식적으로 파송한 인사들이 아니기 때문에 결정 권한이 없으며, WCC 총회를 물리적으로 저지할 만한 뚜렷한 명분도 없다. 예장 합동 중심으로 조직이 꾸려진 것도 한계다. 따라서 보수교단은 WCC 부산총회의 ‘물리적 저지’보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음으로써 존재감을 드러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회의에선 서기행(합동) 서정배(합동) 박종수(고신) 박병식(합신) 석원태(고려) 목사가 대책위원회 공동회장에 뽑혔으며, 이치우 예장 합동 총무가 실무위원장에 선임됐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