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의 판촉전쟁… 전자상거래 업체들 주부 고객 끌기 경쟁
입력 2010-01-25 18:07
설 선물 초특가 판매… 할인 쿠폰 제공도
“오전 10시 주부의 클릭을 유도하라,”
온라인쇼핑몰, TV홈쇼핑 등 전자상거래 업체 마케팅팀·편성전략팀이 부여받은 ‘특명(特命)’이다. 이 시간은 매출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최고의 시간대다. 이들에게 컴퓨터 마우스나 TV리모컨을 클릭하도록 하는 것이 홈쇼핑 또는 온라인 쇼핑몰 매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오전 10시. 주부들은 남편을 출근시키고, 아이들을 등교시킨 뒤 설거지까지 끝낸 시간.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가장 편안한 시간으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이때 컴퓨터를 켜도록 유도하면 행사 상품은 물론 다른 상품도 둘러볼 시간이 있기 때문에 전체 상품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난다.
온라인쇼핑몰이나 홈쇼핑 업체들이 ‘10시 주부 마케팅’ 전략을 구사해 짭짤한 수입을 올린다. 롯데닷컴은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평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 200명에게 설 선물세트를 1만원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열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롯데닷컴 관계자는 “지난 추석 같은 이벤트를 열었을 때 행사 상품 300개가 평균 13.7분 만에 팔린 기록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옥션은 25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2010 설날 선물전’을 열고 매일 오전 10시 현대카드로 결제하는 고객 선착순 600명에게 10% 할인 쿠폰을 주기로 했다. 지난 6∼24일 ‘백호의 새해 선물’ 행사에선 매일 오전 10시, 오후 3·6시 백호랑이 쿠폰을 각각 선착순 500명에게 발급했다. 선착순 쿠폰이 소진되는 데 평균 5분 걸렸고, 1분이 걸리지 않은 날도 있었다. 접속 건수는 쿠폰 발급 1시간 전보다 평균 37% 늘었다.
옥션은 2007년 5월 주부 커뮤니티 ‘마미클럽’을 개설해 매일 오전 10시 ‘원데이 초특가’ 행사를 열고 있다. 가공식품, 생활·유아용품 등 ‘그날의 행사 상품’ 할인 쿠폰을 선착순으로 제공하고 있다.
‘시간대별 마케팅’의 원조는 TV홈쇼핑이다. 업계에선 인기 드라마나 메인 뉴스를 방영하는 오후 8∼11시를 ‘프라임 타임’이라고 부른다. 프라임 타임 매출이 평균 대비 50% 이상 높기 때문이다.
GS샵은 지난 14일 KBS 드라마 ‘추노’ 방영 직후인 오후 10시40분부터 방송한 ‘해피콜 직화 오븐’ 6000개를 다 팔았다. 드라마 추노가 방영되지 않았던 19일 같은 상품 방송보다 매출이 20% 많았다. GS샵은 여주인공 이다해의 목욕신이 예고된 27일 오후 9시40분부터 ‘가마솥 중탕기’를 방송한다. 28일엔 드라마가 끝나는 오후 10시40분부터 삼성전자 일체형 PC를 판매하고 구매고객 100명을 추첨해 ‘김연아 다이어리’를 주기로 했다.
CJ오쇼핑은 ‘틈새 전략’으로 아침 시간도 공략한다. 금요일 오전 7시 ‘아침에 주문하고 저녁 식탁에 놓으세요’라는 콘셉트로 굴비, 고등어, 갈비탕 등 반찬 품목과 과일을 판매하고 있다.
토요일 밤 11시40분엔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패션·뷰티 제품을 선보이는 ‘스타일 온 에어’를 방송한다. 가장 여유로운 주말 밤에 쇼핑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을 편성한 것이다. 이들 프로그램 시청률은 같은 시간 다른 프로그램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유병석 기자 bs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