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깊어 가는 ‘차이완’ LCD 협력
입력 2010-01-25 18:10
중국 TV 제조사와 대만 LCD 업체들이 양안(兩岸)관계 훈풍 속에 똘똘 뭉치고 있다. 중국 시장을 새로운 엘도라도(황금의 땅)로 여기는 우리나라 TV 및 LCD 기업들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코트라는 하이센스, 하이얼, 스카이워스 등 중국 9대 TV 업체가 대만의 3대 LCD 제조사(AUO, CMO, CPT)와 53억 달러(6조1000억원) 규모의 LCD 패널 구매 계약을 맺었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구매액 34억 달러보다 55.9% 늘어난 금액이다. 중국은 30%를 밑돌던 대만 LCD 사용 비중을 지난해 60%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계약에 대해 업계에선 중국 TV 업체가 한국 TV 기업을, 대만 LCD 제조사가 한국 LCD 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연합공동체를 구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차이완’(Chaiwan; 중국(China)과 대만(Taiwan)의 합성어) 효과의 본격화는 우리 기업의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특히 이달 말 개시되는 중국과 대만 간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협상이 체결로 이어져 대만 LCD가 ‘제로(0) 관세’로 중국에 수입될 경우 우리 기업은 더욱 불리해진다.
대만 LCD 업계가 중국의 자금 수혈로 기사회생하는 것도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로서는 반갑지 않은 일이다. 대만 업체들은 지난해 중국 TV 업계와 44억 달러 공급 계약을 맺었으나 경기 침체로 공장을 풀가동하지 못해 34억 달러 어치 물량을 대는 데 그쳤다. 코트라는 지난해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한 대만 LCD 업계가 올해 중국과의 협력 수혜로 400억 대만달러(1조43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