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한국교회] ② 서울 상계교회
입력 2010-01-25 21:08
작은 교회들 홀로서기 운동으로 ‘상생 목회’ 실천
“한국교회의 가장 큰 현안은 70%가 넘는 미자립교회를 자립할 수 있도록 부축하는 일입니다. 상계교회의 사명은 미자립교회 자립화 운동으로 한국교회 부흥의 미래를 여는 것입니다.” 서울 상계동 대한기독교감리회 상계교회 서길원 목사의 목회철학이다. 상계동과 노원구라는 지역적인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서울과 한국을 ‘예수마을’로 변화시키겠다는 것이 서 목사의 목표다. 이를 위해 서 목사는 ‘리메이크 교회부흥 세미나’와 ‘미자립교회 자립화 운동’으로 ‘상생목회’를 펴고 있다.
◇작은 교회가 건강해야 한국교회가 산다= 서 목사는 작은 교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생활비 일부를 지원하는 것만으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당장의 어려움을 넘어서 교회가 자립하고 부흥할 수 있도록 전도와 목회적인 소양을 충분히 갖출 수 있는 틀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상계교회는 이를 위해서 작은 교회가 스스로 재정적인 독립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리메이크 교회부흥 세미나’를 매년 개최한다. 세미나에서는 심방과 소그룹, 전도와 양육에 대한 다양한 목회 정보를 제공한다. 목회 현장 경험과 이론에 해박한 강사를 초청해 전문적인 소양까지 전수한다.
특히 상계교회 부흥의 원리와 각종 성공사례 등 간증과 다양한 자료를 보여준다. 마지막 시간에는 집회를 열어 목회자들의 영성 개발과 기도 훈련도 시킨다. 이 시간은 영성 충전의 시간으로 목회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리고 모든 순서가 끝나면 참가한 교회들 중에 초교파적으로 미자립교회를 선정해 한 해 동안 지원하고 섬기게 한다.
올해로 다섯 번째인 이번 세미나는 다음달 2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상계교회에서 열린다. 교회 부흥을 꿈꾸는 목회자와 미자립교회 목회자 500여명이 참석한다. 주 강사는 서길원 목사로 교회부흥의 구체적인 방법과 원리를 제시한다. 특별강사로 김상현 부광교회 목사를 초빙해 전도의 열정을 듣는다. 상생목회 코징은 미자립교회나 목회자가 도움을 요청하면 그 교회를 선정해 지원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매월 목회 코칭을 통해 목회현장을 돌아보고 격려하게 한다.
상계교회는 또 올 한해 비전교회 40개와 매월 진행되는 목회 코칭에 참석할 코칭교회 40개를 선정한다. 총 80교회를 후원할 예정이다. 선정된 교회에는 매달 전도비와 전도용품을 지원한다. 그리고 점심과 다과를 받으며 설교 클리닉까지 실천적인 목회의 문제와 말씀에 대한 훈련을 한는다. 전도와 함께 중점적으로 훈련하는 항목은 설교다. 설교 클리닉에 신청한 목회자들을 매월 2명씩 15분 정도 설교를 하게 한다. 조별로 토론을 벌여 서로 장단점을 분석하고 발표토록 한다.
설교하는 목회자에게는 매우 곤욕스러운 시간이지만 이런 훈련을 통해 한 차원 높은 설교를 할 수 있다. 특별히 반기별로 두 교회를 선정해 상계교회 전도대와 함께 그 교회에 가서 세미나를 진행한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해당 교회의 컨설팅이 이뤄지고 자립의지의 불씨도 댕긴다.
◇전국 10개 형제교회 개척 지역 네트워크 결성= 특히 상계교회는 전국에 있는 교회와 형제교회 관계를 맺는 것이 독특하다. 상계교회는 하나님이 주신 은혜와 비전을 나누기 위해 교회소그룹과 미자립교회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한다.
한국교회 전체를 섬긴다는 마음으로 많은 경비를 들인다. 교회 구성원들의 관심과 지원을 위해 매주 모이는 상계교회 소그룹인 목장과 개교회를 매칭해 준다. 자매결연을 주선하고 기도하고 선교비를 계속 보내게 한다. 물론 지원받는 교회에도 목장에 대한 인적 상황을 알려주고 축복기도를 하도록 안내한다. 전도대와 함께 개교회를 방문해 전도하러 갈 때는 그 목장들이 앞장서 전도 열기가 뜨겁다.
상계교회는 또 전국 10개 교회 형제교회를 개척해 지역 네트워크를 결성하고 있다. 2008년부터 이 같은 사역을 효과적으로 감당하기 위해 지역마다 주요 거점을 선정했다. 지리적 여건에 대한 한계를 인식하고 지방에서 매월 올라와서 실천목회를 이수받기 원하는 목회자들을 위해서다. 그곳에 상계교회의 부흥의 정신을 가진 교회를 개척하여 자립화함으로써 부흥의 샘플을 만들고 그 교회를 중심으로 그 지역의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1년 동안 10개 형제교회들이 50교회씩 섬기면 모두 500교회를 섬기는 셈이 된다. 서 목사는 이런 원리대로 이어지면 한국을 예수마을로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설명한다.
상계교회 창립 50주년을 기념으로 청주에 세운 형제교회가 좋은 예다. 5억 원 정도 들여 완성된 청주 형제교회는 계속해서 새 가족이 등록하여 현재 50여명이 예배드리고 있다. 서 목사는 “형제교회는 3년 안에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해 미자립교회를 돕는 센터로 활용할 방침”이라면서 “1호에 이어 조만간 2호, 3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금융대란과 실업 위기로 교회마다 선교비를 줄이고 긴축하고 있지만 상계교회는 오히려 지원교회를 늘리고 있다. 서 목사는 “상계교회는 하나님은 나누고 선교하는 일에 헌신할 때 더 큰 부흥과 열매를 주실 것임을 믿는다”면서 “한국교회의 소외된 사각지대인 미자립교회를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