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상의 성경과골프(40)
입력 2010-01-25 11:24
전문가의 권고를 듣고 훈계를 받으라
“너는 권고를 들으며 훈계를 받으라 그리하면 네가 필경 지혜롭게 되리라”(잠언 19:20)
10여년 전에 C호텔 주최 골프대회에 참가했을 때, 전문 기사가 참가자들의 스윙을 촬영해 만찬식장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보여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나의 스윙모습을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골프에 입문할 때 1년간 프로에게 정성을 다해 배운 스윙으로 스윙이 좋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스윙 모습이 많이 망가져 버린 것이었다. 물론 뜻하지 않은 허리부상으로 인해서 스윙 스타일이 조금은 달라졌을 수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내 모습 동영상을 본 적이 없었던 탓에 눈물이 날 정도로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즉시 레슨 프로를 다시 찾아가 약 2년간의 교정과 지도를 받기 시작했다.
K는 천하장사급 체격의 소유자이다. 그는 어마어마한 장타력을 가지고 있어 7번 아이언으로 170미터를 보낼 수도 있다. 그런데 장타자인 그의 드라이브 티샷 평균거리는 나의 7번아이언 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14개를 쏜 티샷 중에서 대충 대여섯개는 시야에서 사라지고 그가 페어웨이에 떨어뜨린 드라이빙을 평균 250야드로 본다면 250×8개=2000야드이고, 나의 7번 아이언 평균거리를 150야드로 본다면 150×14개= 2100야드가 되기 때문이다.
K는 구력이 2년 되었으나 제대로 된 레슨을 받아 보지 못하였고 필드에서도 백돌이(세자리 스코어 골퍼)끼리 서로 치고 받고 하는 도토리 키재기 골프를 하였기 때문에 소위 ‘돌쇠골프’, 즉 무지막지한 힘으로 밀어붙이는 볼을 쳐왔다. 그랬던 그가 자기 체중의 반도 되지 않는 여성 골퍼에게 홀 매치에서 패한 뒤 정기적인 연습과 지도를 받기로 결심하였다.
연습 첫날 코치의 포도나무 스윙 이론을 배운 후에 과거 팔로만 두들겨 패던 파리채 스윙검법에서 벗어나 몸통 회전을 하는 요령을 득한 후에 그는 부드럽게 휘두르는 7번 아이언 스윙으로도 180야드의 빨래줄 샷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혼자서 헤매고 방황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나 상급자의 권고를 듣고, 훈계를 받으면 "네가 필경 지혜롭게 되리라"는 성경 말씀처럼 경기력이 많이 향상될 것이다.
B씨는 80대 중반의 상급자이다. 그의 아이언 스윙은 아주 안정되었고 피니시도 그림 같다.
그런데 그의 드라이빙은 방향성의 확신이 없는 중구난방이었다. 그래도 그가 동료들 사이에서는 가장 실력자 축에 들다보니 아무도 감히 그에게 조언을 해주기가 어려웠다. 어느날 티칭프로인 선배와 라운드 할 때 프로가 그에게 이야기해준 것은, "어깨정렬이 다소 잘못 되었으니 오른쪽 어깨를 뒤로 5센티만 넣으시오." 오직 한 마디였다. 그리고 그의 드라이빙은페어웨이 한 가운데를 시원하게 척척 가르는 미사일 탄도의 멋진 샷으로 변하였다.
골프의 전설 샘 스니드는 이렇게 권했다.
“당신의 스윙을 스스로 분석하지 마라. 당신이 스스로 적합하게 만들기는 무척 어렵다.
그 일은 프로에게 맡겨라(Don’t analyze your own swing. The chances are you can’t do it properly. Have a pro do the job).“
그렇다. 전문가로부터 권고를 듣고 훈계를 받으면 필경 지혜로워지며 스코어도 함께 빛날 것이다.
<골프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