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나고시장에 美기지 이전 반대후보 당선
입력 2010-01-25 01:36
일본의 오키나와(沖繩)현 나고(名護)시 시장 선거에서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기지를 이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해 온 이나미네 스스무(稻嶺進·64) 후보가 당선됐다.
이나미네 후보는 24일 치러진 나고시장 선거에서 기지 이전 찬성파인 현직 시장 시마부쿠로 요시카즈(島袋吉和·63) 후보를 눌렀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오키나와현 밖으로 후텐마 기지를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을 펴왔던 이나미네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뒤 “(나고시) 헤노코의 바다에 기지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전 자민당 정권이 미국과 합의했던 후텐마 기지의 나고시 이전은 더욱 어려워지게 됐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후텐마 기지의 나고시 이전 가능성을 어느 정도 남겨두고 있었으나 기지 이전 반대파 후보가 시장에 당선됨으로써 이전 지역 대상에서 나고시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로서는 사실상 여당이 지원했던 이나미네 후보가 나고시장에 당선됨으로써 기존의 미·일 합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계속 고수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은 후텐마 기지를 나고시로 옮기기로 했던 미·일 간의 기존 합의를 준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며 일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향후 하토야마 총리가 미측이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이전 후보지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가뜩이나 삐걱대던 양국 관계는 한층 더 악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동재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