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인도 방문 “무한한 가능성 보고 있다”

입력 2010-01-25 01:32

인도를 국빈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나는 인도에 대해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1월 1일부터 경제동반자협정(CEPA) 효력이 발생해 양국 간 경제뿐 아니라 문화, 관광 등 여러 면에서 새로운 협력시대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인도 첸나이에 도착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안내로 현대자동차 첸나이 공장을 시찰한 뒤 삼성전자, 두산인프라코어, 롯데제과 등 첸나이에 진출한 우리기업 대표 20여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인도는 지난 5년간 9% 가까운 경제성장을 했고, 지난해 (금융)위기 속에서도 6∼7% 성장했다”며 “특히 인도가 현재 같은 속도로 성장한다면 구매력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첸나이 공장은 연간 60만대 생산능력을 갖춘 현대차 해외 생산시설 7곳 중 최대 규모다. 지난해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20.6%(2위)에 달했다.

이 대통령은 현대차에 대해서도 “인도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과 존경을 받는 기업이 됐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정 회장은 “CEPA를 통한 자동차 부품 감세 절감 효과는 올해부터 점차 증가해 4년 후 연간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지 기업인들의 요청을 받고 인도인의 한국 비자 연장을 즉석에서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수도 뉴델리로 이동해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비공식 만찬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3박4일간의 인도 국빈 방문기간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진행 중인 각종 프로젝트를 측면 지원하는 ‘세일즈 외교’에 주력한다. 원자력발전소와 한국산 KT-1 공군 기본훈련기 판매 타진, 포스코 제철소 건설 지원, 인도가 추진 중인 대규모 플랜트 건설 참여 등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인도에는 17기의 원자로가 있고, 6기를 건설 중”이라며 “우리가 현지 원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이번 기회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1200만t 생산 규모의 제철소 건설 등 인도 국영석유공사(ONGC)가 추진하는 프로젝트 수주와 포스코가 인도 동부 오릿사주(州)에서 추진 중인 제철소 건설부지 매입 문제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25일 싱 총리와의 정상회담 이후 정보기술(IT) 분야 협력, 과학기술 협력,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협력 등 양국 간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인도 일간지 타임스 오브 인디아(Times Of India)와의 인터뷰에서 “양국의 교역 규모는 1999년 21억 달러 수준에서 2008년 156억 달러로 10년 만에 8배 증가했다”며 “양국은 경제통상 관계를 넘어 외교안보, 과학기술, 사회문화 등 관계 전반에 걸쳐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인도의 원전 건설에도 한국이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델리=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