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 밀반출 도운 ‘투캅스’
입력 2010-01-25 00:09
현직 경찰관 2명이 인천국제공항에서 금괴 밀반출을 돕다 세관에 적발됐다. 24일 인천공항세관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경찰대 유모(45) 경위와 김모(38) 경사는 지난 22일 오전 9시쯤 금괴를 밀반출하려는 서모(40)씨의 부탁을 받고 1㎏짜리 금괴 30개를 복대에 숨겨 공항 출국장 보안검색대를 통과했다.
공항 ‘세관·출입국관리·검역(CIQ) 구역’ 출입증을 갖고 있던 이들은 일본 나고야로 출국하려던 서씨에게 무사히 금괴를 넘겨줬다. 하지만 금괴 밀반출 첩보를 입수한 세관은 비행기 탑승 직전에 서씨를 검거했고, 서씨로부터 경찰관이 검색대 통과를 도와줬다는 진술을 받아내 유 경위 등 2명을 검거했다. 세관은 이들을 상대로 금괴 밀반출을 도와주는 대가로 금품이 오갔는지와 여죄가 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세관은 서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유 경위 등 2명은 직위 해제됐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파면 조치될 예정이다.
경찰청은 이번 사태의 지휘 책임을 물어 윤대표 인천공항경찰대장을 직위 해제했다. 또 전국 공항경찰대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경찰관 전원을 교체키로 하는 인적 쇄신안을 마련했다. 향후에도 공항에서 3년 이상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는 ‘공항 근무기간 총량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그러나 새해 들어 경찰관이 연루된 각종 비리가 잇따라 터지면서 올해를 ‘선진일류 경찰’ ‘존경받는 경찰’이라는 경찰브랜드 제고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경찰 수뇌부의 호언장담이 무색하게 됐다.
지난 21일에는 성매매업소 업주로부터 단속 무마를 대가로 돈을 받은 인천지역 경찰관 2명이 체포됐다. 이달 초에는 면세유 관련 사건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전북지역 경찰간부 3명이 검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남호철 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