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개혁 위한 싸움 중단 없다”

입력 2010-01-24 18:56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일 국정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 개혁 저항세력과의 ‘싸움’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선거(19일) 패배를 계기 삼아 다시 한 번 진보 진영의 세 결집을 시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오는 27일 예정된 그의 올해 첫 국정연설에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 패배 하루 뒤이자 취임 1년인 20일(현지시간) 국민과의 소통 부족을 인정했다. 그는 이후 연일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21일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의 위험 투자를 제한하는 초강력 규제책을 내놓고 “(저항하는) 세력이 싸우겠다면 싸울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22일 오하이오주 로레인 커뮤니티 칼리지를 방문, “일자리 창출과 건강보험 및 금융개혁을 지속하겠다”며 대통령으로 있는 한 싸움을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한발 더 나아갔다.

23일 라디오·인터넷 주례연설에서는 무제한 광고 허용 판결에 대해 이례적으로 대법원을 맹비난했다. 전날 비판 성명을 낸 데 이어 같은 내용으로 대국민 연설을 한 것이다. 이 판결로 63년간 지속된 기업광고의 제한이 풀리게 되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친기업적인 공화당과 보수세력이 상당히 유리하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그는 행정부에 강력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로레인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주민들에게 자신의 심경과 의지를 상세히 밝히는 연설을 하면서 ‘싸움’이라는 표현을 20번 이상 사용했다. “내 행동에 대한 책임과 비판을 감수할 것”이라고 말문을 연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를 돌아오게 하고, 힘든 일에 보상이 따르는 경제를 만들고, 책임 있는 금융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가와 보수층이 ‘대표적 큰 정부 사례’로 평가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금융개혁에 대해 “정부가 사사건건 간섭하느냐는 반발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국민들이 대가를 치르지 않도록 몇 가지 규칙을 만들 것이고, 그런 싸움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상하원의 최종 조율과정이 다소 어려워진 건보개혁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건보개혁은 항상 어려웠고, 의미 있는 건보개혁을 위해 싸움을 계속할 것이며, 앞으로 더 많은 싸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싸움을 강조한 오바마 대통령의 강성 발언이 지지 세력 결집을 위한 포퓰리즘의 전형이라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개혁에 드라이브를 거는 등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