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 북한 핵공격시 선제타격 발언에…北 “선전포고 간주” 반발
입력 2010-01-24 23:35
북한이 지난 20일 김태영 국방부 장관의 북한 핵 공격 시 선제타격 발언과 관련해 “우리(북한)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북한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인용, “선제타격 폭언으로 지금 조선반도에서 언제 6·25참변이 되풀이될지 모를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다”며 “우리 혁명무력은 즉시적이고도 단호한 군사적 행동으로 지휘의 중심을 비롯한 중요 대상물을 송두리째 들어낼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조국통일의 앞길을 열어나가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하지만, 괴뢰들의 반북대결책동을 우리는 결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도 김 장관 발언과 통일연구원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의한 급변사태 대처방안을 담은 보고서 ‘통일대계 연구’를 “선전포고 행위”라며 싸잡아 비난했다. 특히 통일부, 국가정보원, 외교통상부, 국방부 등 대북 4개 부처장들을 ‘을사 5적’에 빗대 ‘경인(庚寅) 4적’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최근 북한은 우리 정부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행동계획을 재정비한 것을 두고 최고 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가 직접 “보복성전” 운운하고 이어 무력시위까지 벌였다.
하지만 체제안보와 대남 경제협력을 분리 대응하려는 의도는 분명해 보인다. 개성공단 관계자들의 해외공단 시찰 평가회의(19일)를 예정대로 치렀고, 다음달 1일 실무회담 일정까지 합의했다. 북한은 개성공단 통행과 통관, 통신 문제 협의를 위한 군사실무회담을 먼저 제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북한 경제가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북한의 최대 달러 박스였던 무기 수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로 큰 타격을 입었다는 관측이 많다. 세계적인 군사문제 연구소인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의 시몬 웨제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무기 수입이 상당히 줄었고, 무기 수출은 90% 이상 감소한 듯하다”고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안보리 제재 후 베트남과 아프리카, 중동 수출에 큰 차질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