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방송 컴백 이성미 집사 간증
입력 2010-01-24 17:58
“아버지 잃은 상실감에 아들과 갈등 욕쟁이로 살다 사랑의 참뜻 깨달아”
“제 아들은 저로 인해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아들에게 안 해본 욕이 없을 정도였어요. 어느 날, 아들에게 욕을 하고 돌아서는데 하나님이 저에게 ‘내가 네 아들을 정말 그렇게 만들어줄까’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순간 너무 무서웠습니다. 제가 욕한 대로 아들이 되는 것을 상상하기조차 싫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아들에게 욕을 하지 않았습니다.” 2002년 연예계를 떠났다가 지난해 말 브라운관에 컴백한 개그우먼 이성미(51·사진·온누리교회) 집사가 23일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특별새벽기도회에서 ‘욕쟁이’였던 자신의 숨기고 싶은 과거를 털어놓았다.
7년여 전 캐나다 밴쿠버로 훌쩍 떠난 것은 자녀교육 때문이 아니라 인생 버팀목이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세상을 다 잃어버린 것 같은 상실감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이 집사는 앞으로 10년간 연예인 복음화에 헌신한 뒤 북한 선교에 올인할 작정이라면서 하나님을 올바로 믿기 전까지는 행복했던 적이 단 하루도 없었다고 했다. 하나님을 믿는다면서도 자신의 아픔을 붙들고 자기연민에 빠져 살았었다고 했다. 밴쿠버에서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고 성경을 찬찬히 읽어가면서 고난과 고통도 하나님이 자신을 위해 준비한 과정이라고 깨닫게 되자 가치관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모나고 가시 돋친 말을 내뱉고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던 데서 180도 변화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라고 했다.
그는 이 땅의 부모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부모가 먼저 변해야 아이들이 변할 수 있어요. 부모가 어떤 환경에서도 행복해하면 자녀들도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고 했다.
“요즘 아이들은 공부만 하고 살아가요. 크리스천 부모조차 세상에서 유명해지는 것과 하나님께 칭찬받는 자녀가 될 것을 동시에 원합니다. 이 때문에 자녀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전혀 생각지 않아요.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집사는 한때 자신도 컴퓨터 게임에 중독된 적이 있는데 이는 사랑받지 못하고 자라났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사랑에 굶주려 허탈한 마음을 달래려다가 컴퓨터 게임을 맹목적으로 사랑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 집사는 사사건건 자신과 부딪혔던 아들이 골프 선수의 꿈을 포기하고 캐나다 트리니티신학교에 진학, 목회자의 길을 가게 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요. 하나님 앞에 사람의 키가 크든 작든, 잘 생겼든 못생겼든, 부자든 가난하든 문제가 되지 않아요. 오직 하나님만 붙잡으세요.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 중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 집사는 “무속인들은 귀신이 새벽에 산에 올라가라고 하면 따지지 않고 그대로 시행한다”면서 “하물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명하시는데 지체할 수 있나요. 무조건 믿고 순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