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에서 ‘웅웅’… 난청없는 이명 환자 많아
입력 2010-01-24 17:38
귓속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이명(귀울림)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 ‘순음 청력 검사’를 받은 결과 난청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하더라도 방심은 금물이다. 청력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진단받은 환자들에게 주파수를 달리해 검사를 다시 해 봤더니 10명 가운데 6명이 달팽이관 손상에 의한 ‘난청 증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을지병원 이명클리닉 심현준 교수팀이 최근 912명의 이명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113명(12.4%)이 250∼8000Hz 주파수대를 사용한 순음 청력검사에서 ‘난청없는 이명’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난청이 없다’고 진단받은 이명환자 113명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선 잘 들을 수 없는 1만∼2만Hz 사이 초고주파수대 난청 검사를 재실시한 결과 67.2%(76명)가 달팽이관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상생활에서 듣는데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는 이명 환자라도 높은 주파수대 영역의 달팽이관 손상이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처럼 난청 진단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순음 청력검사가 일생생활 듣기인 250∼8000Hz 주파수대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순음 청력검사에서 난청이 드러나지 않아 달팽이관 손상을 방치할 경우 달팽이관 이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달팽이관 이상이 청신경을 통해 소리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통로인 청각 중추까지 확산되면 치료가 쉽지 않은 만성 이명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명의 첫 증상이후 1∼3개월 사이를 급성, 3개월 이후를 만성으로 진단한다.
심 교수는 “따라서 난청이 없더라도 2일 이상 귀에서 같은 소리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명을 느끼면 우선 달팽이관 손상을 의심해봐야 한다”면서 “초고주파수대 난청검사 등 적극적인 검사를 받으면 난청과 이명의 만성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급성 이명은 질환 원인이 대부분 달팽이관 일부분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한다면 상당 부분 완치가 가능하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