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도 ‘금 티켓’… 스타들 영입하며 껑충 소극장도 3만5000원까지
입력 2010-01-24 17:34
연극 표 값이 껑충 뛰었다. 그동안 연극은 클래식이나 뮤지컬에 비해 주머니가 가벼워도 볼 수 있는 공연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연극계가 스타마케팅에 뛰어들면서 제작비가 상승했고, 관객의 부담도 가중되게 됐다.
다음 달 19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레인맨’은 VIP석의 표 값을 8만8000원으로 책정했다. R석과 S석은 각각 5만5000원, 3만3000원이다. 지난해 대학로 SM아트홀에서 공연했을 때는 표 값이 4만원이었다.
지난해와 올해의 가장 큰 차이는 캐스팅이다. 뮤지컬 스타 남경읍 남경주 형제가 함께 출연하고 탤런트 박상원과 원기준도 짝을 이룬다. 이렇게 두 쌍이 더블캐스팅 된 것. 예술의전당 대관료가 대학로 소극장보다 비싸더라도 246석짜리 소극장 연극 표 값치고는 비싼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홍나영 쇼팩 기획마케팅팀장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년층을 주요 관객으로 정하고 마케팅을 하고 있다”면서 “올해 공연은 지난해보다 전반적으로 고급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를 기용하고 규모를 키운 연극은 대부분 5만∼6만원 정도의 가격이 책정된다. 정혜숙 길용우 서이숙 심양홍 등이 출연하는 연극 ‘엄마를 부탁해’(1월 29∼3월 23일·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는 R석이 6만원,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고 이영하 김창완 서지영 김기범 등이 무대에 서는 연극 ‘낮잠’(1월 26∼3월 26일·백암아트홀)은 R석이 5만원이다. 두 작품은 400∼600석 사이의 중극장 연극이다. 소극장에 비해 무대에 드는 비용이 많고, 인지도 있는 배우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절한 수준이라는 제작사의 입장도 설득력은 있다. 하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선뜻 보기에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대학로 소극장 연극 가격도 최근 몇 년 사이에 많이 올랐다. 몇 년 전만 해도 1만5000∼2만원 수준이었던 가격이 최근에는 3만5000원까지 올랐다. 한 대학로 관계자는 “스타캐스팅으로 효과를 보는 사례가 늘면서 비싼 개런티를 주면서 배우를 데려 오는 경우가 늘었다”면서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소극장 연극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