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거울효과(Mirror Effect)

입력 2010-01-24 17:43


요한복음 1장 14절

남녀가 서로를 진정 사랑하게 되면 서로에게 일어나는 분명한 변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서로를 은연중에 닮아간다는 것입니다. 서로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효과 때문입니다. 남자는 여자라는 거울을 보며 그녀를 닮고, 여자는 남자라는 거울을 보며 그를 닮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거울을 보며 거울 속 상대방을 고치려 하지 않고, 거울 앞에 서 있는 나를 고치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주 밥만 같이 먹어도 입맛이 닮는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터놓고 대화하는 시간이 많으면 생각도 닮고, 웃을 때 같이 웃고 울 때 같이 울다 보면 두 사람의 얼굴근육과 주름까지도 비슷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부는 닮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부가 오래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닮은 구석이 없다는 것은 한쪽이 울 때 한쪽은 웃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한 상에서 밥 먹는 일도 적고, 마음 주고받으며 대화할 시간이 너무 적었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사랑은 ‘어느 새 그 사람이 되어있는 것’입니다. ‘나처럼’ 되라고 강조하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그처럼’ 되어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왜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에 감동하는 것입니까? 그는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나처럼’ 되어주셨기 때문입니다.

하늘 높이 저 먼 곳에서 “내가 너희들 사랑한다”라고 말씀만 하지 않으시고 우리처럼 몸을 입고 이 낮은 곳까지 내려 오셔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해 주셨기 때문입니다(요 1:14). 우리를 사랑하신 증거를 ‘우리 같이 되는 것’으로 보여주신 것입니다.

창조주가 피조물이 되셨고, 넓은 우주가 자신의 거처이심에도 좁디좁은 한 인간을 거처 삼으신 것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죄인인 나를 사랑하셔서 친히 죄인도 되어주시고, 죽을 수밖에 없는 날 사랑하셔서 기꺼이 죽어도 주신 것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진정한 사랑의 증거는 ‘내가 얼마나 그처럼 되어 있는가’입니다. 영국인 리빙스턴이 아프리카를 너무 사랑하여 아프리카 사람처럼 되었듯이, 미국인 유진벨 선교사가 한국 사람을 너무나 사랑하여 이름도 한국 이름으로 바꾸고 한국 사람보다 더 전라도 말을 잘하는 전라도 토박이가 되었듯이, 진정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처럼 되어야 합니다. 사랑은 남을 나처럼 바꾸거나 그를 내가 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꾸어 내가 그처럼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하나님을 얼마나 사랑하십니까?

그분을 믿은 지 얼마나 오래되셨습니까?

믿음의 크기와 깊이의 증거는 내가 주님 닮은 정도로만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인격이 얼마나 하나님처럼 되어있는지 이 시간 살펴보십시오.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이 얼마나 내 안에 녹아 있는지 들여다보십시오. 그래야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난 너를 도무지 알지 못하겠노라”(마 7:23)고 하실지도 모릅니다.

“내 모든 소원 기도의 제목, 예수를 닮기 원함이라. 예수의 형상, 나 입기 위해, 세상의 보화 아끼잖네…”이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여러분의 기도 속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김종훈 목사(오산침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