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방하고, 익살스럽고 호랑이 모습 생생하다

입력 2010-01-24 17:29


우림화랑 36주년 기념 ‘가가호호’ 전

김기창 박생광 서용선 이왈종 이두식이 그린 호랑이는 어떤 모습일까.

서울 관훈동 우림화랑이 개관 36주년을 맞아 27일부터 2월 26일까지 여는 ‘가가호호’(佳家好虎) 전은 유명 화가들의 호랑이 그림을 선보이는 자리다. 물론 경인년 호랑이해에 맞춰 기획된 전시이지만 참여 작가들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추상화단의 대표격인 이두식은 특유의 호방한 선을 살려 금방이라도 화폭에서 튀어나올 듯한 기운찬 호랑이를 그려냈고 거친 선과 강렬한 색이 특징인 서용선의 호랑이는 뚝심 있는 작가의 모습을 닮았다.

‘중도’(中道) 시리즈를 그려온 이왈종은 ‘제주의 중도’라는 그림에 흰 호랑이 한 마리를 더했고 사회 현상을 포착하는 작업을 해온 이흥덕의 호랑이도 기존 작업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지만 고독과 소외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에서는 일맥상통한다.

노준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동물 캐릭터에 호랑이 옷을 입혀 깜찍하게 표현했고, 박형진은 강아지 대신 호랑이를 주인공으로 한 작업을 선보인다. 또 장순업 정복수 최석운 모용수 안윤모의 호랑이 그림과 김경민 김성복 한진섭의 호랑이 조각도 신선하다.

박생광의 오방색 호랑이는 생동감이 뛰어나고 김기창의 호랑이는 까치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눈매가 인상적이다. 호랑이 그림을 잘 그리기로 소문난 개성 출신 황종하의 호랑이 그림도 전시된다.

임명식 우림화랑 대표는 “경제난 등으로 힘들고 지친 때 힘이 넘치는 호랑이, 해학적인 호랑이 그림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갖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02-741-3788).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