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경제 교사’ 폴 볼커 화려한 부활… 가이트너 입지 축소될 듯
입력 2010-01-22 18:31
‘폴 볼커(82·사진)가 돌아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초강수 금융규제 개혁안을 발표한 21일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의 관련 기사 제목이다.
이날 백악관에서 TV 생중계를 통해 월가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오른쪽 뒤쪽으로 198㎝ 장신의 볼커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장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모습이 이례적으로 카메라에 잡혔다. 그 자리엔 통상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이 서 있었다.
대통령에게서 얼마나 가까운 위치에 있는지가 파워의 척도인 워싱턴 정가 문법상 이는 확실히 볼커 위원장의 부활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제안과 관련해 ‘볼커 룰’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내 뒤의 키가 큰 저 분’이라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볼커 위원장은 월가의 몸집불리기와 과도한 위험 투자를 지속적으로 비난해왔다. 이날 오바마 정책의 핵심도 그 두 가지다.
볼커 위원장은 취임 초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주목받았지만 지난 1년간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의 주장보다는 은행의 사이즈는 금융 리스크와 무관하다는 월가의 주장에 더 귀 기울였다. 이 때문에 볼커 위원장이 오바마 경제팀에서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오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제 그는 귀환했고, 상대적으로 가이트너 장관의 자리는 불안해 질 수밖에 없게 됐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